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민주노총 지도부와 첫 만남을 갖고 사회적 대화의 조속한 복원을 당부했다. 민주노총은 1월중으로 노사정 대표자 회의 참석을 검토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본관으로 민주노총 신임지도부인 김명환 위원장,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백석근 사무총장을 초청해 70분간 차담회를 가졌다. 대통령과 민주노총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마주 앉은 것은 지난 2007년 이후 11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민주노총 지도부를 향해 “지향점이 일치하는 만큼 첫걸음을 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며 최저임금 안착이나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민주노총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사회적 대화의 조속한 복원, ▲1월 중 노사정대표자 회의 출범 등에 대한 기대를 표했고,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에 사회적 대화를 위한 적극적인 의지를 밝혔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절차가 남아있지만, 민주노총이 1월중에 열리는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검토하며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민주노총 신임지도부간 대화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민주노총 신임지도부 취임을 축하하는 덕담을 건내고 “2007년 후 11년 만에 민주노총 지도부를 청와대에서 만나게 된 것은 무척 감회가 새롭다”며 “노동존중사회 구현이라는 같은 목표를 위한 첫 출발은 자주 만나는 것에서 시작하자”고 대화를 시작했다.
이어 “노사정위원장 및 노동부장관을 노동계 출신으로 임명한 것은 노동계와 함께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며 “앞으로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주 만나겠다”고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 출범 이후 20년 만에 가장 진지한 기대 속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라며 “대통령께서 신년사에서 밝히신 대로 일하는 사람을 위한 나라다운 나라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사회 양극화 문제는 매우 심각하고 미조직·미가맹 노동자들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모든 주체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최근 남북화해무드에 따라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민주노총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 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차담에 앞서 문 대통령에게 ‘전태일 일기 표구본’을 선물로 전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민주노총 지도부는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시행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변인은 “이 과정에서 민주노총은 근로시간 단축입법 추진에 대한 현장의 우려, 장기투쟁사업장 등에 대한 조기 해결 건의 등도 전달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날 양측 대화는 현안을 상세하게 논의하기 보다는 양측이 다뤄야할 과제를 언급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앞으로의 과제 제목만 언급한 정도”라며 “전혀 디테일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수감중인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석방 요구도 나왔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민주노총 지도부) 이·취임식을 이야기하면서 “한상균 전 위원장이 현재 (수감) 상태에 있는데 마음이 무겁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그런 문제들이 소망대로 조속한 시일내에 해결되려면 어떤 분위기나 여건이 조성돼야 수월하지 않겠나”라며 “노사정 대타협 등을 통해서 우리가 그렇게 (여건을 조성)하면 성과가 날 수 있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협조와 협력으로 성과를 낼 수 있다면 그런 소망도 이뤄질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겠다”라고 답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민주노총 지도부와 차담에 직전에는 한국노총 지도부와 오찬을 함께하며 노동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