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개막 20여 일을 앞두고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스타인 심석희(21·사진)가 코치에게 폭행을 당해 선수촌을 이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심석희는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 참가해 3개의 메달(금1·은1·동1)을 따낸 선수로 팀 동료 최민정(20)과 함께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로 꼽힌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도 한국 선수 중 금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석희는 팀 내 최연장자가 아니지만 평창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다.

사건은 지난 16일 발생했다.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훈련 중이던 심석희는 휴식 시간에 여자 대표팀 A 코치에게 손찌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빙상계 관계자는 "A 코치가 심석희를 따로 불러 질책하는 과정에서 폭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일로 충격을 받은 심석희는 곧장 선수촌을 뛰쳐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심석희는 하루 뒤인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선수촌 방문 행사에도 불참했다. 빙상계 관계자는 "동계 스포츠 간판스타인 심석희는 문 대통령과의 오찬 자리에 배석하기로 돼 있었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그 자리에도 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발칵 뒤집힌 대한빙상경기연맹은 18일 오전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연맹은 A 코치에 대한 직무정지 조치를 결정했다. 연맹 관계자는 "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더 이상 문제가 확산되지 않도록 우선 A 코치를 직무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공석이 된 여자 대표팀 코치 자리에는 연맹 박세우 경기이사가 투입됐다. 이와 함께 연맹은 A 코치와 심석희를 상대로 자세한 경위 파악에 나섰다.

A 코치는 어린 시절 심석희를 발굴해 스타로 키워낸 지도자다. 강릉이 고향인 심석희는 초등학교 5학년 때 A 코치의 권유에 따라 스케이트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 서울행을 택했다. 심석희는 평소 가장 존경하는 은사로 A 코치를 꼽아왔다. 빙상계 관계자는 "안방에서 처음 열리는 동계올림픽이 다가오면서 성적에 대한 부담으로 선수와 지도자 간 불화가 생겼고, 결국 있어서는 안 될 상황이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심석희는 선수촌을 이탈한 지 이틀째인 18일 대표팀 훈련에 복귀했다. 심석희의 부친은 이날 연맹에 전화를 걸어 "선수들에게 피해 가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