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16일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전제 조건으로 탈북 여종업원의 송환을 요구한 것과 관련, "송환은 할 수 없다. 정부 입장은 분명하다"고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탈북 여종업원들이 자유 의사에 의해 우리나라에 들어왔고, 본인의 희망에 따라 잘 정착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우리 측은 지난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위한 적십자 회담을 제의했다. 하지만 북측은 "여종업원 송환이 우선"이라며 적십자 회담을 거부했다. 작년부터 북한은 2016년 4월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일하다 한국으로 귀순해 온 여종업원 12명의 송환 없이는 이산가족 상봉은 없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수석대표였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공동보도문에 이산가족 상봉 내용을 넣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난 15일 북한의 여종업원 송환 요구에 대해 "지금은 그런 문제를 답변하기 아주 민감한 시기 아니겠느냐. 이해해 달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우리 국민을 북송(北送)하란 주장에 대해 분명하게 "안 된다"고 하지 않은 것이다. 이를 두고 청와대 주변에선 "청와대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여종업원 송환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이날 통일부가 나서 "송환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일부 진보 성향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탈북 여종업원들의 북송을 추진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이들은 청와대에 "탈북 여종업원들을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명단에 넣어 북측과 협상하라"는 취지의 요구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2002년 탈북한 A씨는 "그런 식으로 상봉 행사가 열리면 최악의 경우 해당 여종업원이 (상봉 행사가 열리는) 금강산에서 납치당할 수도 있다"며 "위험천만한 발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