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높이 100m의 세계 최대 규모인 공기청정기를 만들어 시험 가동 중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스모그 대국' 오명을 벗기 위한 시도다.

지상서 오염된 공기 빨아들여 하늘로 맑은 공기 배출 - 중국 산시성 시안에 설치된 높이 100m짜리 공기청정기의 조감도. 중국과학원이 실험 목적으로 건설한 이 공기청정기는 하루 1000만㎥의 공기를 맑게 해, 주변 10㎢ 지역 대기의 질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중국어로 '추마이타(除

塔·스모그 제거탑)'라 불리는 이 거대한 공기청정기가 세워진 곳은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다. 중국과학원 지구환경연구소가 2015년 건설에 들어가 최근 시험 가동을 했다.

공기청정기는 축구장 절반 크기 규모의 하부 유리 온실과 그 중심에 우뚝 선 배출탑으로 구성돼 있다. 특수 코팅된 유리로 덮인 온실에는 4개 방향별로 각각 2~4대씩 거대한 공기 흡입구가 설치돼 주변의 오염된 공기를 빨아들인다. 온실로 빨려 들어온 공기는 태양열에 의해 뜨거워지면서 상승기류를 형성한다. 이 상승기류가 탑 쪽으로 빨려 올라가면서 여러 층의 여과 장치를 거친 뒤 깨끗해진 상태로 배출되는 원리다.

이 공기청정기를 수개월간 가동한 결과, 청정기 주변 10㎢ 지역의 공기가 맑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로 치면 세종로사거리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서울역에서 경복궁, 동서로는 종로3가에서 이화여대 입구까지 이르는 넓은 면적에 해당한다. 공기청정기는 가동 후 매일 1000만㎥의 깨끗한 공기를 생산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차오쥔지 연구원은 "이 공기청정기는 세계 최대 크기지만 태양열을 활용한 대류 작용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력이 거의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심각한 스모그가 왔을 때도 이 공기청정탑 주변의 공기는 '보통' 수준으로 유지됐다"며 "대기오염이 심각한 날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평균 농도가 15%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전했다.

중국의 대표적 석탄 산지 산시성의 성도인 시안은 베이징과 허베이를 포함한 중국 수도권에 이어 겨울철 스모그로 악명 높은 곳이다. 시안 주민들은 벌써부터 이 거대한 공기청정기의 효과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공기청정기에서 수백m 거리에 위치한 산시사범대학의 한 학생은 "공기청정기가 너무 조용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며 "공기가 좋아졌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 과학원 측은 이번 실험이 성공할 경우, 각 병원과 학교,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 인구 밀집 지역에 같은 원리로 작동하는 소규모 공기청정탑을 보급해 공기 질 개선 효과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과학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재의 공기청정탑을 압도하는 높이 500m, 지름 200m의 공기청정기를 세워 30㎢ 이내 지역의 공기를 깨끗하게 만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소형 도시 전체의 대기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용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현재 시험 가동 중인 시안 공기청정기의 대기 질 개선 효과를 더욱 정밀하게 측정해 오는 3월 그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