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의 방송 출연사진을 올려놓고 그의 발언을 비판한 정재승 교수의 페이스북 글

◇유시민 작가

“가상화폐, 투기와 범죄에 이용될 뿐”-2017년 12월 7일 JTBC 썰전 방송

“새로운 것을 반기는 건 진취적인 태도지만,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진짜 (가상화폐에) 손대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비트코인은 사회적 생산적 기능이 하나도 없는 화폐다. 오로지 투기적 기능, 범죄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 뿐, 긍정적 기능이 전혀 없는 화폐이다. 채굴이 끝나면 다른 이름을 가진 비트코인 같은 것을 또 누군가가 만들 것이다. 결국 바다이야기처럼 도박과도 같다.”

“가상화폐를 개발한 이들은 엔지니어다. 엔지니어들은 화폐라는 것이 뭔지 정확히 몰랐다. 화폐는 단순한 거래수단만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 국민 국가 단위로 살고 있다. 각 정부들은 화폐를 관리함으로써 화폐 가치를 안정화하고 국내 경기를 조절한다. 우리의 국민 경제를 안정되고 순조롭게 운영해 나가기 위한 수단으로 화폐를 사용하고 있다.”

“화폐의 기본적인 조건은 ‘가치의 안정성’이다. 가치가 요동을 치면 화폐로서의 기능을 잃게 된다. 세계 각국이 화폐가치를 안정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비트코인은 그 변동성이 너무 크다. 결국 정부의 제재가 들어갈 것 같다.”

“암호화폐는 인간의 어리석음 이용해 돈 뺏아 먹는 과정”-2018년 1월 13일 중앙일보 인터뷰

“(가상화폐) 그야말로 광풍이다. 미친 짓이다. 지금 고등학생들까지 자기 돈을 넣고 있다. 거품이 딱 꺼지는 순간까지 사람들은 사려들 것이다. 허황된 신기루를 좇는 것이다. 전 세계 사기꾼이 여기에 다 모여있다. 지금 정부와 지식인과 언론들은 여기에 뛰어들지 말라는 메시지를 분명히 내야 될 때다.”

“인간이 참 어리석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인류 역사에서 수없이 되풀이됐던 투기 광풍이라고 본다. ‘17세기 튤립 버블의 21세기형 글로벌 버전’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용해 누군가가 지금 장난을 쳐서 돈을 뺏어 먹는 과정이다.”

“(블록체인 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그런 주장들은 다 사기라고 본다. 암호화폐는 경제학적 의미의 ‘마켓’도 아니고 그냥 엔지니어들의 아이디어로 나타난 수많은 이상한 장난감 갖고 사람들이 도박하는 거다. 돈이 벌린다는 소문 듣고 사람들이 불나방처럼 돈다발 들고 모여드는 거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충 다 팔고 다 나오도록 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 그리고 가상화폐 투자로 해외계좌로 돈 빠져나가는 것은 다 차단해야 된다. 정부가 이 광풍에서 시민 보호 조치를 아무것도 안 하면 정부 잘못이 될 수 있다. 그러니까 정부와 지식인과 언론들은 여기에 뛰어들지 말라는 메시지를 지금 분명하게 내야 될 때다.”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교수

“유시민 선생님, 블록체인 잘 모르시는 것 같다” -1월 13일, 정 교수 페이스북

"유시민 선생님이 (발언의 수위가 센 데 비해) 블록체인이 어떻게 전 세계 경제시스템에 적용되고 스스로 진화할지 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사족1: 블록체인 기술을 이해한다면, 암호화폐에 대해 이렇게 악담을 퍼붓지는 못 할 거라서요. ▲사족2: 암호화 화폐에 대한 과열된 투기는 당연히 부적절하지만, 그 거품이 꺼지고 올바른 방식으로 진정되는 경험을 우리 사회가 가져야 합니다. 정부가 거래소를 폐쇄하는 방식은 최악의 문제 해결방법입니다.
▲사족3: 다음 글에서 길게 첨언하였습니다. 참고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바다이야기라니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 등 고려해야”-1월 13일 정 교수 페이스북 추가 글

“유시민 선생님의 암호화폐 인터뷰에 대한 제 두줄 코멘트가 신문기사화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았기에, 설명이 부족했습니다. 첨언하자면, 암호화폐의 과열과 광풍에 대해 우리 모두 크게 우려합니다. 여기에는 이견이 없지요.”

“더 중요한 건, 이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피해 뿐 아니라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향후 광범위한 활용 가능성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서 섬세하게 처방해야 한다는 겁니다.”

“주식투자가 과열됐다고 해서 주식거래 자체를 못 하게 해 결국 우리나라만 주식회사도 등장하지 못 하고 주식시장 자체를 사라지게 만들어서는 안 되니까요. 20세기말처럼, 닷컴 버블에 대응한다면서 국가가 인터넷 기업의 활로를 막아서는 안 되는 것처럼요.”

“유시민 선생님의 인터뷰는 암호화폐의 광풍 만이 아니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술에 대한 근본적인 폄훼로 이루어져 있어서 우려가 되었습니다. ‘바다이야기’라니요. ㅠㅠ”

“블록체인은 암호화폐의 플랫폼이라서, 암호화폐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블록체인 활용을 근본적으로 제한하게 됩니다. 게다가 블록체인은 그저 암호화폐의 플랫폼 만이 아니라, 향후 기업-기업, 기업-소비자 간 거래에 매우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쳐, 전세계 경제 및 금융 시스템에 큰 변화를 야기할 것입니다.”

“‘정보의 인터넷 시대’를 넘어 ‘자산의 인터넷 시대’로 가고 있는 오늘날, 가장 중요한 핵심기술이 될 블록체인 기술의 철학은 중앙통제가 아닌 분산관리 및 투명한 정보 공유입니다. 앞으로 시장은 이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거래소 폐쇄와 같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을 ‘사회악’으로 간주하는 정부의 해결책은 적절한 접근이 아닙니다. 과열 투기 세력을 잡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국가가 이 기술을 과도하게 통제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옳지도, 유익하지도, 가능하지도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