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연 TV조선 시사제작부 PD

어느 조직에나 막내가 있다. 딱 정해진 바는 없지만 방송 제작팀에서는 AD, FD, VJ 등이 '막내 라인'이다. AD는 조연출, FD는 스튜디오 담당, VJ는 영상을 책임지는 스태프다. 대부분 PD 지망생이라 아직은 어리고, 경험도 부족하고, 그래선지 실수도 잦다.

때로는 눈물 쏙 빠지게 야단도 맞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방송 사고를 내 선배 PD들이 경위서를 쓰게도 만든다. 사고뭉치같이 들리겠지만 사실 막내들은 방송에 꼭 있어야 하는 소중한 존재다.

방송가 막내 라인은 대체로 '전천후 인류'이다. 컴퓨터를 잘 다루는가 하면 음악에 조예가 깊고, 평균 이상의 미술 솜씨를 자랑한다. 이러니 조금만 가르치면 편집도 잘하고, BGM(배경음악)도 잘 깔고, 어지간한 소품도 척척 만든다.

하지만 막내들의 매력이 그들의 능력에만 있는 건 아니다. 속보(速報)거리가 터져 몇 시간씩 식사도 화장실도 잊고 생방송에 매달릴 때 미안한 마음에 쳐다보면 미소를 보이고 있다. 까다로운 편집 때문에 밤샘 작업을 해도 "편집 잘 나왔는지"부터 걱정한다.

소품을 만지다 다쳐 손에서 피가 철철 나는데도 병원은 방송 끝나고 간다고 우긴다. 열정을 몸으로 보여준다. 이뿐인가. 회식하다 급한 일로 PD들 복귀 명령이 떨어지면 "같이 가자"며 선선히 마시던 술잔을 내려놓는다. 열정만큼이나 큰 배려가 있다. 집에서는 한창 응석 부릴 나이일 텐데 사회에선 이렇게 의젓하다, 우리 막내들이.

방송인을 꿈꾸는 젊은이가 많다. 방송 일은 경쟁이 치열해 "3D 업종이다" "지옥이다" 같은 무시무시한 얘기를 많이 듣겠지만, 자긍심을 가지고 도전해 보라. 막내들의 매력에 빠진 선배들이 뒤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