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가 전국 가맹점 제빵기사 등 5300명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월급을 16.4% 올려주고, 복리후생은 본사 직원과 같은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파리바게뜨는 하루아침에 본사보다 직원이 더 많은 자회사를 만들게 됐다. 가맹점주들이 연 1000만원씩 더 부담해야 하지만 어려울 것이다. 결국 본사가 더 떠안아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나게 될 것이다. 정의당이 들고나오고 좌파 언론들이 가세하고 고용노동부의 과태료 위협과 검찰 수사 가능성이 만든 결과다. 앞으로 비슷한 일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가맹점주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을 줄이고 자신이나 가족이 대신하려 할 수 있다. 이미 파리바게뜨에서 그런 움직임이 있다. 근로자들에게 당장은 좋은 듯 보이지만 결국 고용이 줄어들게 된다.

희한한 것은 중간 규모 기업 하나의 노사 합의에 당사자들 외에 민노총과 한노총,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정의당, 참여연대, 한국비정규노동센터까지 모두 '8자(者)'가 참여해 도장을 찍었다는 사실이다. 중재 역할을 했다지만 이런 일은 들어본 적이 없다. 아마도 세계에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노사 문제가 얼마나 정치화돼 있는지 보여준다. 멀쩡한 기업에 정당과 시민단체 등이 집단으로 달려들어 팔을 비틀면 당해낼 수가 없다. 지금 한국에서 기업을 한다는 것은 좌파 정치 세력과 정부, 검찰의 살얼음판 위를 걸어가는 것이다. 이런 풍토에서 노동 개혁은 불가능하고, 노동 개혁이 안 되면 청년 실업은 해결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