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당신들이 바라보는 세상과 우리 국민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다릅니다. 당신들은 국민을 보호한다고 생각하지만 국민들은 정부가 우리의 꿈(가상화폐 투자)을 빼앗아 간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대한민국에서 처음 가져본 행복과 꿈을 뺏지 말아주십시오.”

법무부가 11일 가상화폐 투자를 '도박'으로 보고 거래소 거래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하면서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집단 멘붕(멘털 붕괴)'에 빠졌다. 이들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로)오늘부터 내 꿈도 폐쇄됐다”며 절망했다. 거래소 폐쇄 우려라는 악재에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면서 투자금을 잃었다는 주장이 속출하고 있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55분 현재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453만8000원 내린 177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시각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220만원에서 165만원선으로 하락했고, 3위인 ‘리플’은 3000원에서 2021원으로 내렸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오프라인 상담소.

본지가 접촉한 한 투자자는 "순식간에 1000만원을 날렸다"며 "수익률이 마이너스(-) 60%일 때 손절(損折)했는데, 번개탄 사러가야할 판(절망적이라는 뜻) "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대학생 투자자는 "등록금을 포함해 모아둔 돈 3000만원을 올인(다걸기)했는데 현재 1400만원만 남았다"며 "강제 휴학을 해야할 상황"이라면서 한숨을 쉬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몰린 온라인 공간에서도 난리가 났다.

대학 등록금, 전세 보증금같이 종잣돈을 부었다는 투자자들은 패닉상태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는 "자살 게시판을 만들자", "거래소에서 현금화 못해준다고 하면 어떡하냐", “3년 일하고 모은 돈 절반 이상을 날렸다. 현실감 없이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다”는 과격한 반응이 이어졌다. 가상화폐 등락폭이 클 때마다 “한강 가즈아(가자)”라면서 농담 하던 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한 가상화폐 투자자는 “중국이나 러시아도 아니고 정부가 무슨 권한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논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따르면 전체 거래자 60%가 20~30대로 나타났다. 이 시장을 떠받치는 20~30대는 문재인 정권의 지지층과 겹친다. 재산권 침해에 대한 피해자들의 반발 등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에 대한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 투자자는 "국민과 논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은 사회주의나 다름없다"며 "이런 일방적인 통보는 고통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