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8월 7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안철수 전 대표를 만나고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내홍이 깊어지는 가운데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일부 비례대표 의원들이 '셀프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통합신당에 참여하지 않으려면 탈당해야 하는데, 비례대표들이 의원직을 상실하지 않으려면 자진탈당이 아닌 출당·제명 조치를 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 측은 이들을 제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인 통합반대파인 비례대표 이상돈 의원은 5일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메신저 채팅방에 '통합반대 비례대표들은 제명해줘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 소속 경남도 비례 도의원이 국민의당 선거운동을 도왔다가 당원권이 정지된 일이 있었다. 당시 안 대표는 그 도의원이 제명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저에게 부탁을 했다"며 "제가 당시 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에게 전화해 해당 도의원의 제명을 부탁했다"고 했다.

이어 "또 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인 김경수 의원에게도 전화를 걸어 부탁을 했다. 김 의원은 해당 비례도의원 본인의 의사가 중요하다며 흔쾌히 제명을 해줬다"며 "요즘 우리 상황을 되돌아보게 한다"고 했다.

다른 비례대표 의원인 박주현 의원도 이날 오전 통합반대파 모임인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 회의에 앞서 "저는 국민의당을 지키겠지만, 무리하게 정체성에 맞지 않는 합당이 강행된다면 합의이혼을 하는 것이 차선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일 전대가 무산된 뒤 통합찬성파 의원들이 바른정당과 합치기 위해 제명을 요구한다면, 그때의 당권파는 그분들도 출당시켜줄 것"이라고 했다.

운동본부 최경환 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안 대표가 완전히 '내로남불'의 전형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세상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쪽(통합찬성파)이 출당을 요구할 상황이 오면 저희는 출당시켜 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안 대표 측에서는 비례대표 의원 제명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안 대표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비례대표들을 출당시킬 권리가 당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입장을 시사했다. 그는 "지역구 의원도 탈당하는 게 뽑아준 주민들의 뜻에 맞는지 따져봐야 된다. (더욱이) 비례대표는 당을 보고 전국적으로 국민이 표를 주셔서 당선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