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7년째 '초(超)저출산 국가'입니다. 선진국(OECD) 중 최악입니다.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까요. 조선일보가 기본에서 시작해 창의적 대안까지 찾아보겠습니다. '한국인의 출산보고서'를 시작으로 ▲행복한 육아 공식, 글로벌 사례 연구 ▲'우리의 아이, 모두의 아이'라는 생각을 공유하는 가족 행복 응원단 구성 등 연중 수시 기획으로 해법을 모색합니다. 지금이 '마지막 골든타임'입니다.

"아이 좋아" - 행복은 전염된다. 생후 10개월 서준이가‘까르르’웃자 아빠 장대훈(38)씨, 엄마 조안나(37)씨도 따라 웃었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한 스튜디오가 웃음으로 채워졌다. 2018년 본지 신년 설문에서 부모의 97%는“아이를 키워 행복하다”고 했다. 그러나 요즘 추세대로라면 한국의 신생아는 4년 뒤 연간 30만명 아래로 떨어진다. 아기 웃는 소리는 미래가 오는 소리다. 우리 사회는 더 많은‘미래’를 맞이할 준비가 되었는가. 시간이 촉박하다.

다들 절박한 사정을 말한다. '취직도 못 했는데' '사교육비가 무섭다' 같은 현실적 이유도, '아이 키우기 겁난다'는 심리적 이유도 있다. 출산과 양육은 정말 행복과 대척점에 있는 것일까.

조선일보가 여론조사기관 칸타퍼블릭에 의뢰, 출산·양육과 행복도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결혼 및 육아 세대인 25~45세 1004명 대상 여론조사 결과는 '우려'를 깨뜨리는 것이었다. 부모들에게 아이는 역시나 '귀한 선물'이자 '행복'이었다. 유자녀 기혼자의 59%가 아이 양육에 대해 '매우 행복을 느낀다'고 답했다. '어느 정도 행복을 느낀다'(38%)를 포함하면 응답자의 97%가 "아이가 있어서 행복하다"고 답한 것이다. '가치와 의미'를 묻자 긍정적 답변이 더 많아졌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얼마나 가치와 의미가 있나'라는 질문에 '매우 있다'(63%)와 '어느 정도 있다'(32%)를 합쳐 긍정 평가가 95%에 달했다. '아이가 있으면 행복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무자녀 기·미혼자의 59%가 '그렇다'고 했다.

'아이가 생기면 삶의 질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는 실제 삶과는 다소 괴리가 있었다. '아이가 생긴 후 삶의 질이 어떻게 바뀌었나'란 질문에는 '좋아졌다'는 응답자가 43%, '비슷하다'가 35%였다. 전체 응답자 78%가 출산 이후의 삶이 좋아지거나 비슷하다고 답했다. 다만 비혼 여성 다섯 중 둘(39%)은 '아이를 낳아 잘 키울 자신이 없다'고 답했다.

최인철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장은 "'출산'이란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 결정"이라며 "출산이 '국가적 사명'인 듯 정부가 동참을 강요하는 대신 '행복해지려 아이를 낳는다'는 생각이 들게끔 개선책을 내놔야 한다"고 했다. 인구학자 조영태 서울대 교수 추계에 따르면 2022년엔 신생아가 한 해 30만명 아래로 더 주저앉을 가능성이 크다. '아이 낳고 키우기 행복한 한국'을 위한 적확한 처방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