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은애 기자] "우리를 꼭 기다려주세요. 염치없지만 앞으로도 부탁합니다."

군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인 만큼 1분 1초가 특별했다. 빅뱅은 비록 네 명이었지만 고척돔을 뒤흔들며 팬들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다.

빅뱅은 지난 30일과 3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단독콘서트 'BIGBANG 2017 CONCERT 'LAST DANCE' IN SEOUL'를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멤버들의 군 입대 전 마지막 콘서트라는 점에서 티켓팅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으며 약 6만 관객을 모았다. 빅뱅은 지난 11년간 최정상 그룹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은 만큼 공연장 주변에는 남녀노소, 국적 불문 수많은 팬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잠정적 마지막 공연

먼저 'HANDS UP' '맨정신'으로 포문을 연 빅뱅은 노래를 부르던 중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지드래곤은 "오늘은 스페셜한 날인 만큼 재밌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반갑습니다"라고 밝혔으며 승리는 "미친 듯이 놀자. 최고의 콘서트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성은 "공연 중의 공연은 막공이다. 오늘 최고의 추억을 만들자"고 말했다. 태양은 "모두 놀 준비 됐냐"고 팬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빅뱅은 잠정적으로 마지막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애써 밝은 모습으로 공연에 임했다. 그러다 승리는 "사실 공연을 준비하면서 울컥했다. 눈시울이 붉어진 스태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태양은 "잠정적으로 이제 팬들을 만날 일이 없다. 여러분들이 오래동안 기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털어놨다. 지드래곤 역시 "오늘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너무 좋다. 좋다는 말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행복하다"고 고백했다.

#마지막 인사&군입대 언급

빅뱅은 내년부터 차례로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승리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투어가 끝이 났다. 여러분들에게 이별의 인사를 해야하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대성은 "눈에 이것 저것 담아가려고 노력했다. 몇년동안 계속 마지막 콘서트라는 소문이 있었다. 올해 정말 입대 전 마지막 공연이 됐다"고 털어놨다.

또 대성은 "남자로서 의무를 다한 뒤 돌아오겠다. 다녀오겠다"고 군입대를 언급했다. 태양은 "내가 올해 여러분들 덕분에 솔로앨범, 솔로투어도 했다. 바쁜 1년이었다. 실은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여러분들을 하루 빨리 만나고 싶었다. 무대 위에서 여러분들을 만나는 것이 큰 행복이다. 이번 공연이 끝나면 여러분들을 만날 기회가 없다는 것이 슬프기도 하지만 성장할 모습에 기대도 된다. 우리를 꼭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지드래곤은 "'라스트댄스'라는 공연명 의미가 크지 않다. 마지막이 아니라는 확신이 있다. 여러분들도 그 자리에 그대로 계신다면 잠시 멀어져있을 뿐이지 곧 좋은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지드래곤과 태양은 "염치없지만 앞으로도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승리는 "내가 여기 서있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 사실 겁이 많이 난다. 난 민폐만 끼쳤던 멤버인 것 같다"며 "내가 도움만 받은 것 같다. 회사나 스태프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멤버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다섯명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세트리스트

지난 2006년 데뷔한 빅뱅은 발매하는 곡마다 국내외로 큰 성공을 거뒀다. '거짓말' '하루하루' 'BAE BAE' 등 대표곡을 꼽기가 힘들 정도. 그만큼 이번 공연에선 빅뱅의 11년을 총망라하는 곡들이 연이어 펼쳐졌다.

초반부 빅뱅은 '에라 모르겠다' 'WE LIKE 2 PARTY' 'LOSER' 등으로 분위기를 달궜으며 후반부 'IF YOU' '하루하루' '뱅뱅뱅' 등을 들려주며 팬들의 떼창을 끌어냈다. 빅뱅의 수많은 히트곡에 새삼 감탄이 쏟아져나왔다. 앵콜무대에선 '거짓말' '천국' 'BAE BAE' 'LAST DANCE'를 열창,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최고의 라이브&입담

빅뱅의 가장 큰 장점은 무대에서 제대로 놀 줄 안다는 것이다. 이날 역시 빅뱅은 무대 이곳 저곳을 누비며 팬들과 호흡했다.

빅뱅은 마치 CD를 삼킨 듯한 라이브 실력을 과시하며 여유로운 댄스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섹시한 댄스와 빅뱅 특유의 애드리브도 돋보였다. 이들은 서로 장난을 치는 모습조차 미리 맞춘 듯 조화로운 무대를 보여줬다. 여기에 다채로운 스크린 영상, 조명까지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

입담도 압도적이었다. 빅뱅은 유쾌한 토크를 이어가며 팬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승리와 대성은 형들을 디스해 웃음을 자아냈다. 승리는 "요즘 나와 대성을 롤모델로 삼는 아이돌들이 생겨났다. 원래는 지드래곤, 태양, 탑을 롤모델로 주로 꼽았다"고 자부했다. 대성은 자신의 큰 코를 자랑하며 "남자는 코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탑의 공백

이번 공연은 자숙중인 탑을 제외하고 4인조 빅뱅이 무대에 올랐다. 마지막 콘서트이기에 멤버들과 팬들에겐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

탑은 빅뱅에서 랩을 맡고 있는 만큼 그의 파트는 어떻게 할 것인지 또다른 궁금증을 높였다. 이에 빅뱅은 MR 등 다양하게 탑의 파트를 소화했다. 특히 대성은 '맨정신'에서 탑의 랩파트를 대신해 눈길을 끌었다. 대성은 팀에서 보컬을 맡고 있으나 화려한 랩실력을 뽐내 감탄을 자아냈다. 또 승리는 노래를 부르다 "Say T.O.P"를 외치기도 했다.

#솔로&유닛

빅뱅은 완전체뿐만 아니라 솔로곡으로도 많은 인기를 모았다. 이에 태양은 'WAKE ME UP' 'DARLING'을, 지드래곤은 '개소리' '무제'를 열창했다. 대성은 일본솔로곡 'D-DAY' 'AZECHO'를, 승리는 '그딴 거 없어' '스트롱베이비' 무대를 꾸몄다.

특히 지드래곤은 "'개소리' '무제' 무대는 거의 처음보여드리는 것이다. 솔로앨범을 낸 후 방송활동을 못해 아쉽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대성도 "주로 솔로활동을 일본에서 했다. 나도 한국말로 노래를 하고 싶었다. 언젠가는 좋은 기회가 있으면 여러분들을 위해서 노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유닛무대도 인상적이었다. 승리와 대성은 '날봐 귀순'과 지드래곤과 태양의 '굿보이'로 색다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이어 지드래곤과 태양이 등장해 '굿보이'를 다시 부르며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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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