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장관이 지난달 초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 3국의 파병 부대를 시찰할 당시 청와대와 외교부 소속 인사들이 동행했던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국방장관의 파병 부대 시찰에 청와대·외교부 인사들이 따라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중동 방문을 두고 각종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파병 부대 격려가 주된 목적이었다는 송 장관의 중동 방문에 대해서도 "석연치 않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달 송 장관의 중동 순방 수행원 명단에는 국방부 인사들 외에도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실의 최용선 행정관, 외교부의 윤순구 차관보와 최병선 중동2과장 등 비(非)국방부 인사들이 포함됐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송 장관이 UAE를 방문했을 때 청와대 관계자가 동행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했다.

전직 국방부 관리는 "국방장관의 파병 부대 시찰은 국방부 국제정책관실과 보좌관실 수준에서 처리해도 족한 사안"이라며 "외교부·청와대까지 개입했다면 국방부 선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뭔가 복잡하고 중대한 사안이 걸려 있었단 얘기"라고 했다. 또 다른 전직 국방부 관리는 "외교부 본부에서 차관보와 과장이 동행한 것으로 볼 때 조약 또는 조약에 준하는 문서 체결 문제를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송 장관의 중동 순방에 동행한 최 행정관은 여당 유력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에 들어갔다. 최 행정관은 첫날 UAE 일정만 송 장관 일행과 함께하고 나머지 일정은 따로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차관보는 주이집트 대사를 지내다 지난 9월 강경화 외교장관의 첫 본부 고위직 인사 때 발탁된 외시 22기 3인방 중 한 명이다. 윤 차관보는 현지 도착 이후 송 장관 일행과 완전히 다른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차관보는 한 달 뒤 임종석 실장의 중동 방문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