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오는 27일 발표할 예정인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 활동 결과와 관련, “(2015년 12월28일 한·일 간) 합의가 나오기까지 피해자와 소통이 상당히 부족했다는 것이 결론”이라며 “피해자와 지원단체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서, 충분한 소통을 통해서 정부의 입장을 정립해 나가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26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내신 기자 브리핑을 “국민의 70%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한일 위안부) 합의, 피해자들이 흡족해하지 못하는 합의를 정부가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모든 옵션을 열어놓고 소통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7월 말 외교장관 직속으로 출범한 TF는 오는 27일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TF 결과 보고서 발표로 한·일 간 외교문서 일부 공개가 불가피해 상대국에게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것은 국가 간 안보문제가 아니라 인권문제이고, 문제의 당사자인 피해자가 있는 문제여서 다른 외교사안과 다른 특수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강 장관은 TF 보고서 내용이 향후 정부의 입장이나 향후 정책 방향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TF는 합의의 도출 경위와 내용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이며 정부에 대한 정책적 건의는 담지 않았다”며 “(TF 활동) 결과를 십분 수용하되, 이 문제의 핵심, 직접 당사자인 피해자, 단체 등과의 소통을 통해 정립한다는 뜻에서 직결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와 함께 강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에 맞서 제시한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 안정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환영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전략을 앞으로 미국이 어떻게 추진해 나갈 것이냐는 부분에 있어서는 미국과 조금 더 긴밀히 협의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하면서 우리가 기여할 부분, 협력할 부분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정립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강 장관의 이 발언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직후 우리 정부가 보였던 입장과 미묘한 차이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때 미국과 일본의 군사 협력 등을 전제로 한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에 참여해줄 것을 제안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일단 이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정상회담 이틀 뒤인 지난달 9일 한·미 공동언론발표문에 들어간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동맹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안정과 번영을 위한 핵심축임을 강조했다'는 문구의 배경을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했다는 것이지, 우리가 동의했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제안 자체가 갑작스러워 진지하게 검토해보지 않았지만 지금 단계에서 수용한다, 공감한다라고 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사실상 처음 듣는 개념이어서 우리는 합의문에선 빼는 것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에 대해 "이는 일본이 추진해왔던 문제이고, 우리는 현재 여러가지 국제정서와 환경을 고려할 때 참여하는 게 현재로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트럼프 대통령의 말씀을 경청한 것일 뿐"이라며 "그 이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몇 달 전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진한다'는 데 합의했다. 아베 총리가 지난해 8월 아프리카개발회의 기조연설에서 처음 공개한 것으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가 중국을 에워싸는 식으로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구상으로 해석되고 있다. 자유진영 간의 안보 협력 라인이어서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기구)'란 평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