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통합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바른정당 내부 주요 중진들의 선택도 주목된다.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정병국 의원(남·원·정)은 각자의 길을 가는 분위기다. 남·원 지사는 통합에 동참하지 않는 쪽으로, 정 의원은 통합 대열 합류로 가닥을 잡고 있다. 여기에 유승민 대표 측근으로 분류됐던 소장파 김세연 의원도 한국당행에 미련을 놓지 못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24일 본지 통화에서 최근 급진전되는 '통합 신당' 움직임에 대해 "상황을 좀 봐야 할 것 같다"며 "다만, 바른정당 후보로는 경기지사 재선(再選)에 나갈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남 지사는 "문재인 정부가 포용 정치를 하지 않고 야권을 적폐 청산으로 모는 대결 구도를 만들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는 여야(與野)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나는 자유한국당과의 보수 통합이 먼저라고 늘 주장해왔다"고 했다. 남 지사는 지난 11월 김무성 의원 등 9명의 바른정당 의원이 탈당하려 하자 "한국당과 통합 전당대회를 하자"고 했지만, 당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남 지사 측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권 통합이 안 되면 야권 연대라도 이뤄져야 하는데, 남 지사는 한국당이 아닌 국민의당과의 선(先)통합에는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제3 지대 신당'에 합류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단은 무소속 상태로 머물면서 한국당과 복당 등에 대해 교섭을 하겠다는 말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남 지사와 생각이 비슷하지만, 실현 방법은 미묘하게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원 지사는 주변에 "정당이란 명분과 뿌리가 있어야 하는데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에 대해 양당 당원과 국민이 그런 게 있다고 생각하는지 확실치 않다"고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 지사 측 관계자는 "내년 3월까지는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제3 지대에서 '헤쳐 모여' 한다 하더라도 통합 신당으로 가는 결정은 쉽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원 지사는 남 지사와 달리 한국당행에 적극적이지 않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제주도는 다른 곳과 달리 정당이 아닌 인물로도 승부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원 지사가 무소속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설 수 있다"고 했다.

정병국 의원은 국민의당과의 합당파다. 정 의원은 "이미 당에서 두 차례 의총을 통해 의원들이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합의했고, 그 안을 유승민 대표가 발표한 것"이라며 "통합으로 가는 것이 당론이며 내 뜻도 같다"고 했다. 남·원·정 세 사람은 이번 국민의당과의 통합 국면에서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고 있지만, 이전처럼 함께 움직이기보다는 각자의 생각을 확인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 의원 중에서는 유승민 대표의 최측근이었던 김세연 의원의 통합 대오 이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 "주변에서 한국당으로 복귀하라는 얘기가 많다"며 "이와 관련해 고민 중이며 이제 결론을 내려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 1월 바른정당 창당 국면에서 당의 정강 정책과 당헌 초안을 만들었다. 바른정당 핵심 관계자는 "유 대표는 김 의원을 자신의 분신과 같이 생각했었는데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며 "최근엔 회의 때마다 김 의원이 하는 발언 하나하나를 당 관계자들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행보도 관심사다. 오 전 시장 측은 "지방선거 이전에 정치권에서 다시 전면에 나서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바른정당이 국민의당과 합당한다면 당적(黨籍)의 변화는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당분간 정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과 다시 합쳐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국당행을 감행하진 않더라도, 일단 신당에 합류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남아있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