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관계 전문가인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75)가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대해 “미국과 일본의 신뢰를 잃은 점이 가장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17일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는 ‘전쟁을 막았다’는 성과를 내세우겠지만 미국·일본의 신뢰와 한국민의 자존심을 잃었다”며 “중국도 한국을 굴복시키는 모습을 전 세계에 확인시킨 동시에 한국민의 마음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한국이 수모를 감수하면서 ‘강대국 중국’에 매달리는 모습을 전세계에, 특히 미국에게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향후 한국 정부와 어디까지 안보협력을 해야 할지, 북한 문제에 있어 한국 정부가 과연 도움이 될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아베 신조 정권도 한국이 미·일과 가치를 공유하며 협력할 나라가 아님이 확실해졌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미국이 한국을 배제하고 독자적인 대북 조치를 취하거나 결정적인 순간 미·일이 우리의 손을 들어 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문 대통령이 난징(南京) 대학살을 세 차례나 언급한 것도 문제로 지적하면서 "일본을 그렇게 몰아붙여 뭘 얻겠다는 건가. 그렇다고 중국에 무엇을 얻었나"고 말했다. 이어 "난징 대학살 80주년 기념일을 모르고 잡았다면 무식한 것이고 알고 잡았다면 미·일 관계를 다 깨고 중국 품으로 들어가겠다고 작정한 것"이라며 "날짜를 누가, 어떤 의도에서 이렇게 잡았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이번 정상회담의 의전과 일정 등은 최악이었고, 이로 인해 한국민의 자존심도 버려졌다"며 "중국이 북한에게 잇따라 굴욕을 당한 후 자국민들에게 강대국의 자부심과 자존심을 세우는데 한국이란 이슈를 활용하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또 “현 정부의 임기응변식 외교와 언행 불일치가 국내외에 너무 많이 알려졌다”며 “중국이 이번에 한국 정부의 전략적 접근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도 불신의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심하게 말하면 한국은 미국 입장에선 배신자, 중국 입장에선 기회주의자로 비친다. 이런 식이면 결정적 순간에 강대국 몇 나라가 한국을 배제하고 한반도를 요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한국 기자 폭행 사건에 대해서는 "중국에서 외국인 기자 폭행은 많이 있지만 국빈방문 중 이런 사건이 일어난 건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중국 정부가 의도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중국이 한국을 무시하는 전반적인 정서가 폭행사건으로 표출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굴욕은 좀 당하더라도 한반도의 전쟁을 막고 한반도의 평화 구축을 위한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틀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회담에 임했을 수 있다”며 “이같은 정서를 바탕으로 잘못된 외교를 계속해 나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