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살 홀어머니에게 드리려 했다며 식료품을 훔친 6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마트 주인은 딱한 사정을 듣고 선처를 바랐지만 입건된 이상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북 완주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A(62)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여죄를 조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A씨의 범행은 지난해 5월부터였다. 완주군에 있는 한 마트에서 판매하는 소고기 세트를 몰래 가방에 넣고 값싼 물건 몇 개를 쇼핑 바구니에 담은 뒤 값싼 물건만 계산하고 나오려다 점원에게 발각된 것이다. 점원은 A씨가 손을 떨고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등의 행동이 수상하다고 판단해 가방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아흔 된 홀어머니가 밥을 제대로 못 드신다. 소고기 미역국을 끓여 드리고 싶은데 돈이 없다”며 선처를 호소했고, 마트 주인은 딱한 사정을 듣고 A씨를 용서했다.

이후 한동안 마트를 찾지 않던 A씨는 지난 4월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는 가방 속에 간고등어를 넣었다가 발각됐다. A씨는 “당뇨를 앓는 어머니가 입맛이 없어 밥을 통 안 드신다”며 “고등어를 구워 드리려고 했다”고 다시 사정했고 마트 주인은 재차 용서했다.

그러나 A씨는 이후로도 이 마트에서 10월엔 꽃게, 지난 1일에는 갑오징어를 훔쳤다. 마트 주인은 A씨의 범행이라고 인지하지 못한 채 '물건이 없어졌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마트 폐쇄회로(CC)TV에 찍힌 A씨의 범행 현장을 발견하고 그를 붙잡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연세도 많고 건강도 안 좋으신데 무언가 해 드리고 싶었다”며 “나쁜 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물건을 훔쳤다. 계속 용서해주셨는데 죄송하다”고 말했다.

마트 주인은 A씨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전해듣고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경찰에 선처를 구했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사정은 딱하지만, 범행이 확인된 만큼 처벌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A씨는 홀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으며, 공사장에서 일하다 허리를 다쳐 몸이 성치 않은데다 치매 초기 증세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