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림역 인근에서 20대 중국 동포 남성이 같은 중국 동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피의자는 범행 직후 중국으로 달아났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13일 오전 4시 27분쯤 영등포구 대림동 대림역 9번 출구 부근 골목길에서 중국 동포 A(26)씨가 신원 미상의 남성과 다투다가 흉기에 찔려 쓰러진 것을 행인이 발견해 신고했다.

A씨는 현장에서 인근 고대구로병원으로 이송돼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은 A 씨를 검시한 결과 왼쪽 가슴 1곳에 흉기에 찔린 상처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숨진 A씨는 한국에 입국한 지 3년 정도 됐으며 일용직 노동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용의자는 범행 후 달아나 종적을 감췄다고 한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TV(CCTV) 등을 분석해 도주한 용의자를 쫓고 있다. 목격자는 “각목을 든 A씨와 칼을 든 한 남성이 싸우다가 A씨가 쓰러졌다”고 경찰에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대림역 근처에 있는 24시간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같은 중국 동포 황모(25)씨와 시비가 붙어 실랑이를 벌이다 골목 앞까지 나와 크게 싸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분석과 탐문 수사 등을 통해 황씨를 피의자로 특정하고 행방을 쫓았으나 황씨는 이날 낮 12시 50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 하얼빈으로 출국한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약 9시간 만인 오후 2시쯤 황씨를 피의자로 특정했다고 밝혔다. 황씨가 이미 출국한 뒤였다.

경찰 관계자는 "황씨는 ATM 기기에서 일면식도 없던 A씨와 우연히 만나 시비가 붙어 흉기를 휘두른 것 같다"며 "우발적 싸움 끝에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은 황씨 신병 확보를 위해 현재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공조수사를 요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