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 제보자’ 논란에 휩싸인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13일, 자신이 과거 주성영 전 한나라당 의원에게 비자금 의혹 내사 자료를 제보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박 최고위원은 “나는 (주 전 의원에게 주면서) 이것이 DJ 비자금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03년 현대 비자금 사건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양도성 예금증서(CD)와 수표들이 입수됐다”며 “그 사건 무렵, 주 전 의원이 검찰을 그만두고 국회의원 출마한다고 대구인가로 내려갔는데, 확인되지 않는 비자금 종류가 이런 게 있어서 (그 분이) 검사 출신이라 드린 것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수사관 재직시 (주 전 의원에게) 제보가 이뤄졌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박 최고위원은 2005년 10월 검찰 수사관으로 활동하다 퇴직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당시) DJ 비자금이라고 말한 사실이 없다. 측근들이 받은 거라서, 표현상 많은 분이 그렇게 이해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최고위원은 기자들이 ‘주 전 의원에게 제보한 자료가 DJ 측근의 비자금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했느냐’라고 묻자 “그때 그런 식으로 수사, 내사되고 있었다”며 “그런 얘기를 정몽헌(현대아산 이사회 회장·2003년 8월 자살)에게서도 들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정 전 회장으로부터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를 들었느냐’는 질문에는 “나중에 밝히겠다”며 더 이상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이미 사건은 종결됐지만 그때 많은 사람이 CD나 자금세탁을 거쳐 수백억 원을 나눠 먹었고, 금융실명제 이후 현금화하지 못해 2013년 121억 원이 국고로 환수됐다”며 “이 돈이 깨끗하다면 왜 환수가 됐겠느냐, 돈 받은 사람이 왜 찾아가지 않았을까. (당시 돈을 받은) 그 사람들이 지금 살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8일 한 언론은 사정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 “김 전 대통령이 100억원짜리 양도성 예금증서(CD)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주성영 당시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보한 사람은 (현재 국민의당) 박주원 최고위원”이라며 “박 최고위원은 대검 정보기획관실 정보관으로 일하면서 얻은 정보라면서 CD사본과 모 은행의 발행 확인서 등을 주 의원에게 건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10월 당시 여당이었던 주성영 의원이 대검 국정감사 때 폭로해 논란이 불거진 사건이다. 하지만 4개월 뒤인 2009년 2월 대검 중수부가 “해당 CD를 추적한 결과, 김 전 대통령과의 관련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혀 DJ 비자금 의혹은 사실무근으로 정리됐다. 이에 주 전 의원은 법원에서 명예훼손 혐의로 3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