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태우 기자] 김세진(43) OK저축은행 감독과 김상우(44) 우리카드 감독은 공통점이 제법 있다. 삼성화재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비교적 이른 나이에 프로배구 감독직에 올랐다. 나름대로의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얼굴에서 근심이 떠나지 않는다.

팀 성적 때문이다. 12일 현재 두 팀이 나란히 최하위권에 처져 있다. 우리카드(승점 14점)는 6위, OK저축은행(승점 13점)은 7위다. 아직 시즌이 반환점을 돌지 않았으나 3위 대한항공(승점 24점), 4위 KB손해보험(승점 23점)과의 승점차가 제법 난다. 더 이상 처지면 일찌감치 봄 배구의 꿈을 접어야 할 위기다.

시즌 전 우승후보로 뽑힌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다크호스는 가능하다는 평가였다.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OK저축은행은 부상에 시달렸던 주축 선수들이 상당수 돌아왔다. 외국인 선수도 앞선 순번에서 뽑았다. 우리카드는 외국인 선수 파다르가 건재한 가운데 경험 많은 세터 유광우가 들어왔다. 센터 박상하의 이적은 아쉬웠지만, 젊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OK저축은행은 여전히 객관적 전력의 열세와 싸우고 있다. 우리카드도 믿었던 최홍석 나경복 등 토종 공격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파다르 의존도가 심해지고 있다. 두 팀 모두 중앙이 헐겁다는 약점이 있고, 20점 이후의 강인함에서도 밀린다.

OK저축은행은 일찌감치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는 강수를 썼다. 퇴출된 브람의 기량도 기량이지만, 외국인 선수 교체로 뭔가의 분위기 전환을 노린 부분도 있었다. 우리카드도 여러 선수들을 교체해 활용하는 등 반전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직 늦지 않은 시기라 최적의 조합만 찾으면 승점차를 야금야금 좁혀갈 수 있는 전력은 된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13일 안산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OK저축은행은 최하위 탈출을 향한 절호의 기회다. 반대로 우리카드는 중위권 도약을 위해 물러설 수 없는 경기다. 여기서 이기는 팀은 두 팀이 가장 고비로 여기는 위기의 12월을 벗어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반대로 패하면 추락이 가팔라진다. 최하위권 승부지만, 많은 팬들의 시선이 몰리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

[사진] 김세진 감독(왼쪽)-김상우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