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지원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 성공의 기반에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의 거침없는 조력이 있었다. 방탄소년단이 "방시혁을 만난 건 천운"이라 할 정도로, 그의 역할은 중요하다. 그렇다면, 그는 과연 방탄소년단의 성공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방탄소년단은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그룹 방탄소년단 콘서트 '2017 BTS LIVE TRILOGY EPISODE 3-THE WINGS TOUR THE FINAL' 마지막 공연이 개최됐다.

이날 콘서트에 앞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와 방탄소년단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콘서트 투어를 마치는 소회, 향후 활동 목표 및 K-POP가 미국 시장 메인 스트림에 오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대표이자 대표 프로듀서 방시혁은 방탄소년단의 음악적 변화 가능성 및 성장 분기점 등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방시혁과의 일문일답.

◆방탄소년단은 RM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현재의 방탄소년단은 누구를 중심으로 한 팀인가. 또 '소년의 성장'을 향후 어떤 식으로 표현할 것인가.  
-RM이라는 멤버를 처음 봤을 때 '이러이러한 팀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 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팀으로 성장한다는 걸 중요시하게 생각해왔고 그렇게 성장했다. 때문에 어떤 멤버를 찍어서 변화를 거론하긴 힘들다. 방탄소년단은 '팀으로서 성장'이 기본적인 콘셉트인 팀이다. 7명 모두 놀라울만큼 성장했다. 소년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과거 슈가가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한 걸로 대답하고 싶다. 어른이 되더라도 꿈을 향해 정진한다면 그건 어른이 아니라 소년이라 생각한다. 나는 그게 방탄소년단의 모습을 가장 짧게 잘 말해주고 있는 표현이라 생각한다. 슈가의 이 말은 '화양연화'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도 큰 영향을 줬던 말 중 하나다.

◆방탄소년단이 큰 사랑을 받게 된 성장 분기점은 언제라고 생각하나. 
-정확하게 말하긴 쉽지 않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팬들이나 방탄소년단을 접하고 분석해주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쩔어'라는 노래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 노래가 유튜브에서 반응을 일으켰던 게 방탄소년단의 해외 팬덤을 결집시킨거라 생각한다. 이른바 '영업'이 시작된 계기인 것 같다. '불타오르네'가 결집된 팬덤이 터지게 된 계기같다. 또 '피땀눈물'에서 범대중성을 확보했다고 생각한다. 그 뒤로는 빌보드나 AMA, 미국 언론의 주목이 합쳐지면서 지금의 방탄소년단의 모습이 됐다고 생각한다. 방탄소년단이 소기의 성과를 낸 부분을, 내가 정신차리고 실기하지 않고 산업모델로 잘 만들어서 우리 이후에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획사에게 기회를 주는 회사가 되길 바란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만큼, 음악적 변화를 고려하고 있진 않은지.
-지금까지도 해외시장을 의도적으로, 의식적으로 공략한 바는 전혀 없다. 처음 방탄소년단이 만들어졌을 때부터, K-POP 고유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비주얼적으로 아름답고 총체적 패키지로 기능하고 퍼포먼스가 멋있는 음악이 K-POP이라 생각해 이를 지키고 싶었다. 방탄소년단이 언어적인 경계를 넘어서 사랑받은 이유 역시 이것이었다. K-POP 고유를 지키되 방탄소년단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흑인 음악 베이스를 하겠다는 것, 멤버들의 얘기를 하며 진정성을 지키겠다는 것이 그 가치였다. 이게 서구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방탄소년단 자체가 서구시장 진출로 변화하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방탄소년단은 K-POP 가치를 지키면서 성장했기 때문에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던 것 열심히 하고 잘하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아티스트들 간에 즐겁게 음악작업을 할 수 있고 팬들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면, 다양한 언어로의 조우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미국과의 음악적 공감대를 쌓아야 할 때다. 구체적으로 어떤 플랜이 있는가. 
-빌보드 수상이 일회성 진출은 아니지만, 방탄소년단이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진출해서 영어로 된 노래를 발표하는 건 우리가 가고자 하는 것과는 다르다. K-POP 가수 모두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미국 회사와 계약을 맺고 미국 팬들에게 사랑받는 건 미국 가수가 되는 것이지 K-POP 가수가 아니라 생각한다. 그것이 K-POP 가수의 강점이 되는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다. 팬들이 좋아해주시는 부분을 열심히 한다면 팬들이 그 다음 길을 열어줄거라 생각한다. 미국의 좋은 파트너를 만나고 현재의 케이팝 가수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연구하는게 더 중요한 것 같다.

◆회사의 대표가 생각하는 방탄소년단의 다음 목표가 있는지 궁금하다. 또 투어를 마무리하는 소감 
-방탄소년단의 목표를 내가 말하는 게 적절한 것 같지 않다. 방탄의 목표는 그들이 말하는 게 맞다. 나 역시 방탄소년단이 해줬으면 하는게 있고, 멤버들과 얘기를 나누기도 한다. 하지만 이정도 레벨에 올라온 가수들은 본인들이 얘기하면 될 것 같다. 나 역시도 그들의 목표가 궁금하다. 또 투어를 마무리하는 데 있어 큰 소회는 없다. 빨리 다음 공연 때 몇몇 부분을 개선해서 팬들이 감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그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한국말로 된 가사가 앞으로 글로벌 반응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 관심도 높다.
-한국말로 된 노래를 부르는게 어떤 성과를 낼 것인지 감히 예단할 순 없다. 하지만 현재까지 '글로벌 아미'들의 반응을 보면 가사가 주는 의미를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소비하고 위로받는 팬들이 적극적으로 그 의미를 잘 번역해주고 있는만큼 당분간은 본인들이 잘 표현할 수 있는 걸로 음악을 할 것이다. 현상은 같고 단어만 다르기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각 앨범 시리즈 세계관과 방법론을 만들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는지 궁금하다. 또 현재의 화두는 무엇인가.
-서사의 중심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다. 콘셉트를 기획한 뒤 멤버가 그 안으로 들어가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멤버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그들의 성장과 고민, 행복을 유의해서 듣고, 창작자로서 방법론에 의거해서 결과물을 만들고 다시 멤버들과 얘기를 나눈다. 멤버들과 그들과 동년배가 서사의 중심이다. 요즘 고민하는 부분은, 한국말이어도 의미 전달이 안돼도 재밌게 따라부를 수 있는 단어가 무엇이 있을까 하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라이트하게 듣는 분들에게도 잘 들릴만한 단어가 뭐가 있을지 고민한다.

◆방탄소년단이 보완할 점이 있다면? 
-난 무엇을 보완하라고 말하는 타입이 아니다. 원칙적인 얘기를 해주는 정도다. '멤버들은 팀의 가치를 소중히 해야 한다', '음악과 무대를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얘기만 한다. 연습생 시절 '탁성을 잘 해라', '흉성을 잘해라' 정도의 가이드 정도는 있었지만 데뷔 이후엔 그런 얘기를 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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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