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이 내년도 예산 처리 과정에서 지역구 예산을 증액시킨 자당(自黨) 원내 지도부를 향해 "보수는 죽었다.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장 대변인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여야3당 원내지도부 지역구에 할당된 예산 관련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참다 참다 내부비판 좀 하겠다"며 "집권당 원내대표는 고작 1억2500만원 증액(한 반면) 야당 협상주역들의 액수는 천문학적"이라고 했다.

장 의원이 인용한 보도에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역구에 1억2500만원이 증액된 반면,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에는 211억, 김광림 한국당 정책위의장 지역구에는 140억5900만원 증액됐다.

그는 "내년도 예산을 마지막까지 협상했던 주역들의 지역구 증액 스코어"라며 "더 이상 야당도 아니다. 누가 누구보고 '2중대'라고 말할 수 있느냐.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 의원은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지키겠다고 말한 제가 부끄럽다. 보수는 죽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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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단 이 글은 7일 현재 장 대변인의 페이스북에서 내려진 상태다.

대신 장 대변인은 이날 오전에 올린 글에서 "대변인단 전략회의를 하러 출근하고 있는데, 생각이 너무 복잡하다"며 "제가 논평할 자격이 있는지 자문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은 없는거나 마찬가지다'라는 모 일간지 사설 제목이 폐부를 찌른다"며 "오늘은 자숙하는 마음으로 대변인 논평을 하지 않으려 한다. 잘못에 반성하지 않는 정당, 잘못에 책임지지 않는 지도부는 미래가 없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역구 예산을 증액시킨 것으로 보도된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예산안 협상하면서 지역 예산을 챙기기 위해 뒷거래를 하거나 흥정을 한 적이 전혀 없다고 양심을 걸고 말씀드린다"며 "의원 한명이 지역예산 금액을 증액했다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 증액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뛰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