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30일 구재태(74) 전 대한민국재향경우회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공갈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충남지방경찰청장, 경찰청 보안국장 등을 지낸 구씨는 2008년부터 올해 5월 말까지 퇴직 경찰관들의 법정단체인 경우회 회장을 지냈다.
구 전 회장은 2012년 11월 대우조선해양이 고철거래 중단을 통보하자 고재호 당시 사장 자택 등 앞에서 경우회, 고엽제전우회를 동원한 집회를 여는 등 무력시위로 협박을 가해 이듬해 8억5000만원 규모 계약을 따낸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구 전 회장 관여로 경우회가 출자한 영리법인 경안흥업, 한국경우AMC 자금이 유용된 데 대해 업무상횡령 혐의도 적용했다. 2009~2011년 경우AMC 설립 과정에서 출자금 17억원 가운데 5억원은 사실상 자기자금으로 메워졌고, 경안흥업은 구 전 회장이 상임고문으로 있던 고엽제전우회에 기부금 명목으로 3억7000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 경우회 산하 영리법인이 구 전 회장의 정치자금 곳간으로 이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우회, 경안흥업, 경우AMC 등은 2015~2017년 구 전 회장 등이 설립한 ‘국회개혁 범국민연합’에 16억4000여만원을 지원했다. 검찰은 해당 조직이 뚜렷한 실체 없이 집회·광고 등을 통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활동을 펼쳐왔다고 밝혔다.
구 전 회장은 2014년 11월~2016년 1월 야당을 비난하는 신문 광고를 경우회 이름으로 내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뒤 관련 변호사비용, 벌금 등 1920만원을 경우회 자금으로 처리한 혐의도 받는다. 경우회는 법으로 정치활동이 금지된 단체다.
검찰은 구 전 회장이 경우AMC 출자금을 내기 위해 빌린 돈을 갚는 과정에서 2012년 말 본인 보유 지분을 경안흥업이 고가매입 하도록 한 행위, 2016~2017년 본인의 경우AMC 지분을 늘리기 위한 자금 9억3000여만원을 사실상 무이자·무담보로 경우회에서 끌어다 쓴 행위에 대해서는 배임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법정단체를 개인의 치부 및 정치적 이념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과정에서 집단적 위력을 행사해 이권에 개입하거나 각종 부패범죄를 저지른 것이 사안의 본질”이라면서 “지난해 기준 직전 4년 동안 예·적금 자산이 38억원 감소하는 등 구 전 회장 재임 중 경우회 재정상태가 심각하게 부실화돼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공갈시위, 고엽제전우회 지원, 경우AMC지분 고가처분 행위 등에 대한 공범으로 경안흥업 전 대표도 함께 기소했다.
영리법인 운영 과정에서 거래처로부터 뒷돈을 챙긴 사실도 적발됐다. 검찰은 구 전 회장이 2013년 1월~2015년 3월 경안흥업 거래처 A사로부터 거래편의 제공 대가로 6000만원을 챙긴 데 대해 배임수재 혐의를 적용하고, A사 대표 임모(69)씨는 배임증재 혐의로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