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파견법에 따라 협력업체 소속 제빵기사 등 5300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고용노동부와 "직접 고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파리바게뜨의 법적 다툼에서 일단 고용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파리바게뜨가 다음 달 5일까지 파견 제빵기사를 직접 고용하지 않으면 1명당 1000만원씩 총 530억원의 과태료를 물리고 자체 조사 후 검찰로 사건을 넘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그러나 파리바게뜨는 "본사 정규직이 5200여 명인 상황에서 제빵사 5300명 전원의 직접 고용은 사실상 어렵고, 고용부가 물리겠다는 과태료가 1년 영업이익의 80%에 달해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파리바게뜨는 과태료가 부과되면 이의 신청과 취소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박성규)는 28일 파리바게뜨가 "불법 파견한 제빵기사들을 직접 고용하라"는 고용부 시정 지시에 대해 낸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했다. 직접 고용 행정처분의 옳고 그름을 가려 효력을 취소해 달라는 본안 소송과 달리, 이번 법원의 결정은 고용부의 시정 지시 효력을 중단해 달라는 파리바게뜨의 신청에 대해서만 판단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파리바게뜨는 "파견 제빵기사 전원을 직접 고용하라"는 고용부의 지시에 불복, 지난달 31일 법원에 고용부의 시정 지시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본안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법원이 인용이나 기각을 내리지 않고 판단을 유보해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친(親)노동 정책에 힘이 실렸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향후 법적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PC그룹 관계자는 "현재 가맹본부와 점주, 협력업체 간 3자 합작사를 대안으로 마련해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같은 결정이 나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파리바게뜨 사태가 많은 기업의 고용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 정부가 개별 기업의 고용 형태에 대해 시정 지시를 한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제빵기사 전원이 3자 합작사에 동의하면 이번 파견 문제가 봉합될 가능성이 큰 만큼 시간을 갖고 협의해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SPC그룹은 '해피 파트너스'라는 합작사를 연내 출범키로 하고 법인 등록까지 마친 상태다. 고용부는 다음 달 6일부터 과태료 부과 처분을 내릴 수 있지만, 정확히 어느 시점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파리바게뜨가 3자 합작사 방식으로 고용하기로 하고 이를 고용부가 인정하면 사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용부의 제빵기사 직접 고용 방침에 대해서는 일선 가맹점주 상당수도 반발하고 있다. 지난 27일 파리바게뜨 전체 가맹점주의 70%에 달하는 2368명이 "제빵기사가 본사 소속이 되면 가맹점주의 경영 자율권이 침해돼 본사와 갈등과 분쟁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고용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본사 소속 제빵사가 점포에서 일하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럽다"며 아예 직접 빵을 굽겠다는 가맹점주도 전체의 30%인 1000여 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