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권역별 중증외상센터 9곳의 삭감 진료비가 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 중 이국종 교수가 일하는 아주대병원의 경우 지난해 5억원 이상 삭감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가 삭감당한 진료비는 지난해 5억원 이상이었다. 부산대병원은 10억원, 원주세브란스 기독병원은 3억원 등 총 9곳의 삭감 진료비는 50억원에 다다른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중증외상 환자에 대한 진료가 과잉진료라는 당국의 판단 때문이다. 중증 외상 환자는 끊어진 혈관을 이어 붙이거나 찢어진 장기를 봉합하는 등 고난도의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부 측에서는 가장 치명적인 부상이라고 판단한 부위 1곳만 진료비를 모두 지급한다. 나머지 부상의 경우 50~70% 정도의 진료비를 지원해준다. 같은 사고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을 경우 2차, 3차 수술비도 삭감한다.

자동차사고 환자의 경우 병원의 부담은 더 커진다. 일반 건강보험 환자에게 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진료를 할 경우 그 비용을 환자에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 보험 환자의 경우 급여 진료만 가능하다. 그 외의 치료비는 환자나 보험사에 청구할 수 없다.

실제 한 중증외상센터의 경우 교통사고로 전신 화상을 입었던 환자에게 인공피부를 이식했지만, 병원이 진료비를 하나도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환자의 상태에 불필요하게 비싼 재료를 사용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복지부는 권역 중증외상센터와 의료행위를 유형별로 분석해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구급차나 소방헬기로 환자를 옮길 때 사용한 약·의료기기에 대해 병원이 환자나 보험사에 진료비를 청구할 수 없는 문제점 등을 우선 개선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군 귀순 병사 치료 과정에서 벌어진 논란을 계기로 중증외상센터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진료 수가·진료비 지급 기준·예산 등에서 개선할 필요성이 있는 게 뭔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동차보험의 급여 기준은 국토교통부가 담당하고 있어, 제대로 된 제도 개선이 어렵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만 권역 외상센터 지원 요청과 관련된 청와대 청원이 지난 17일 올라온 이후 27일 현재 23만여 명(23만4707명)이 청원에 동의하고 있어 정부 측의 종합대책에 대해 이목이 주목되고 있다. 청원인은 “현 중증외상분야가 가진 문제점 해결과 앞으로의 개선방안에 대한 청원”이라며 중증외상분야에 대한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청와대는 특정 청원의 추천 수가 한 달 내 20만 건을 넘으면 담당부처 장관 등 고위 관계자가 구체적 답변을 하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