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열린 최순실씨의 재판에서 최씨가 "빨리 나를 사형시켜라"며 울부짖어 재판이 중단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는 최씨가 삼성 측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한 서류 증거 조사가 진행됐다. 오전부터 계속된 재판에서 최씨는 오후 3시 25분쯤 몸이 안 좋다며 휴식 시간을 요청했다.

재판부가 휴정을 선언하고 법정을 나가자 최씨는 자리에서 일어서려다 다시 앉더니 "아이고 아이고"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최씨는 "못 가겠다. 못 참겠어요. 차라리 빨리 사형시키란 말이에요. 죽이라고요"라고 소리를 질렀다.

곁에 있던 변호인단이 "조금만 참아보자"고 하자,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분해서 못 살겠단 말이에요. 억울하다고요"라고 했다. 책상 위에 잠시 엎드렸던 최씨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너무 가슴이 너무 답답해 가지고. 어휴, 살고 싶지가 않아요"라고 대성통곡을 했다.

법정 경위가 휠체어를 갖고 오자 최씨는 아예 바닥에 주저앉더니 "못 가, 못 가"라고 했다. 결국 여성 교도관 등이 최씨를 부축해 휠체어에 앉혀 데리고 나갔다. 최씨는 나가면서도 "살아서 뭐해"라고 소리를 질렀다.

30분쯤 뒤 재개된 재판에 최씨는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시 재판을 진행해야 하는데 변수가 생겼다"며 "최씨의 몸 상태가 굉장히 안 좋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최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가 1년 가까이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 많이 힘들어한다"며 "최근엔 검찰이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과 관련해 (최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한다는 말까지 나오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최씨가 더 이상 재판에 참여할 수 없는 상태로 보인다"며 이날 재판을 마쳤다. 재판부는 일단 다음 달 7일 오전 10시로 재판 기일을 잡고 증인신문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