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수능 국어 시험 지문 중 하나로 김광규의 ‘묘비명’이 출제됐다. 최근 일어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의 폭행이 논란이 된 직후 치러진 수능이라 관심을 모았다.

지문으로 나온 ‘묘비명’은 ‘한 줄의 시는커녕/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그는 한평생을 행복하게 살며/많은 돈을 벌었고/높은 자리에 올라’라는 시구가 있다. 정신적 가치를 등한시하는 권력자 ‘그’를 꼬집는 내용이다. 시를 읽는 수험생들이 최근 ‘시사이슈’인 김동선 전 팀장 사건의 상황을 떠올릴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시는 1979년에 발표된 시로, 물질적 가치가 정신적 가치를 지배하는 현실을 비판하는 작품이다.

김광규 시인의 이 시가 김동선씨 사건과 관련해 특히 화제가 되는 것은 김씨가 변호사들에게 폭언을 퍼부으면서 했다는 “너희 아버지 뭐하시냐”는 말은 영화 ‘친구’에서 선생님 역을 맡았던 배우가 장동건과 유오성에게 한 “느그 아버지 뭐 하시노”라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이 말을 한 배우는 시인과 동명이인인 배우 김광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