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의혹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며 유사성은 저 스스로 인정할 만큼 심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네이버 웹툰 '환'이 표절 논란에 휘말려 결국 삭제 조치됐다. 지난 17일 게재된 이 단편 웹툰은 크리스마스 전날 딸을 교통사고로 잃은 아버지가 소원을 빌어 기적적으로 시간을 수차례 사고 전으로 돌리지만 어떻게 해도 딸의 죽음을 막지 못한다는 내용으로 2015년 6월 한 블로그에 올라온 아마추어 만화가 잘닌의 단편 웹툰 '화요일'과 내용 전개 및 연출 기법까지 비슷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화요일' 역시 무사가 소원을 빌어 친구의 죽음 이전으로 시간을 돌리는 내용. 게다가 점차 시간이 되돌려지는 주기가 짧아지고, 결국 주인공이 대신 죽음을 택하며, 살아난 이가 죽은 주인공을 위해 다시 시간을 돌리려 한다는 설정이 모두 일치한다.

단편 웹툰‘화요일’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은 네이버 웹툰‘환’(오른쪽).

'환'을 그린 이슬 작가가 "영화 '하루'를 보고 이야기를 떠올린 것"이라며 표절을 부인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화요일'의 작가 잘닌은 "이 일은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포털 사이트의 프로 작가가 개인 블로그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 창작자의 작품을 표절해 빼앗은 사건"이라고 분개했다.

비판은 네이버 웹툰으로 옮겨갔다.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작품을 받아 올렸다는 비판과 함께 이슬 작가의 "웹툰을 내려달라"는 요청에도 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해당 웹툰 댓글창에는 '창작자의 게으름과 네이버의 무책임함에 실망했다'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결국 네이버 웹툰 측은 20일 오후 8시쯤 웹툰을 내렸으나 독자들은 "제대로 된 사과 없는 무마"라며 공론화를 요구하고 있다.

2009년에도 동명의 네이버 웹툰 '환'이 표절 논란 끝에 연재 중단된 적이 있다. 여러 애니메이션 배경을 도용했다는 의혹을 인정한 것이다. 당시 유리아 작가는 "창작자로서의 양심을 팔아 온 것이나 다름없다"며 자숙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