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내로남불’ 논란이 불거진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13일 ‘불발’됐다. 여야가 보고서 채택을 놓고 입장이 평행선을 달렸기 때문이다.

당초 소관 상임위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청문보고서 채택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여야 간사 간 협의가 어렵다는 이유로 오후로 미뤄졌다. 이후 오후 5시쯤 회의가 열렸지만 정족수 미달로 보고서 채택은 의결조차 시도하지 못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홍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면서 아예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국회 산자위 한국당 간사 이채익 의원은 기자들에게 “홍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때) 서류를 미제출한 데다, 국민정서에도 반하는 후보인 만큼 우리 당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서 부적격하다는 당론을 채택했다”며 “오늘 청문보고서 채택에 우리는 합의해줄 수 없다. (오늘 더 이상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제2야당인 국민의당 역시 의원총회에서 홍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렸지만, 청문 보고서 채택 문제에 대해선 국회 산자위 소속 당 의원들에게 일임한 상태였다.

이에 국민의당은 일단 여야 간사 협의에는 임했지만, 한국당이 불참을 선언하자 국민의당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의당 간사인 손금주 의원은 “상임위 의원 전체가 참여한 상태에서 (보고서 작성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 우린 (전체회의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여야 간사 협의 때도 국민의당이 청문보고서 안에 적격과 부적격 의견을 병기하자고 요구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데다 한국당은 보고서 채택 자체를 반대하면서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고 한다.

일단 여당은 청문 보고서 채택 시한인 14일까지 야당의 참여를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관이나 장관급 인사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의 경우, 설사 국회에서 채택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일정 시한이 지나면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할 수 있다. 임명 시점이 늦춰질 뿐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청문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경우다.

이 때문에 한국당은 만약 문 대통령이 홍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새해 정부 예산안 심사와 연계시키겠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