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은 연인 사이에 긴 막대 과자를 주고받는 일명 '빼빼로 데이'다. 이날을 앞두고 고민하는 직장인들이 많았다고 한다. 연인이 아닌 직장 동료나 상사에게 막대 과자를 선물해야 하나 망설여진다는 것이다. 회사처럼 공적인 관계에서 예의상 주고받는 막대 과자를 '의리 빼빼로'라 부른다.
지난 8월 국내 한 대형 면세 업체에 입사한 조수민(여·25)씨는 "이번 빼빼로 데이가 '주말이라 괜찮겠지' 했는데 타부서 막내는 미리 돌렸더라"면서 "부장만 주자니 눈치 보여 전체 부서에 돌리기로 하고 부랴부랴 준비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은 "혼자 주자니 '괜한 짓 한다'며 동료의 눈총을 받을 것 같고, 안 챙기면 '서운하다'는 반응이 나올까 봐 눈치만 살폈다"고 했다.
10일 취업 포털 잡코리아에 따르면 직장인 801명 중 절반인 48.3%가 "직장 동료에게 빼빼로를 주겠다"고 답했다. 이유에 대해 74.9%는 "감사를 표하기 위해"라고 했지만 "다른 직원이 챙겨서 어쩔 수 없이 준다"는 답변도 20.9%였다.
받는 사람 입장도 편치만은 않다. 서울의 한 서비스 업체의 김모(48) 부장은 "선물 돌리는 부서원 대부분이 여성"이라며 "괜히 여사원에게 막대 과자 받았다가 '강요'니 '갑질' 소리 들을까 봐 내 카드로 부서 전체에 빼빼로 사 먹이고 서로 주고받지 말자 했다"고 말했다.
'의리 빼빼로'란 말은 일본에서 왔다. 일본에선 밸런타인 데이에 직장 상사나 동료에게 예의상 억지로 주는 초콜릿을 '기리초코(義理チョコ·의리초코)'라고 한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직장 내 수직적인 조직 문화와 남들보다 더 좋은 것을 주고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선물 주고받기가 기쁨이 아니라 고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