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남성이 뉴멕시코주에 사는 친척의 이사를 도와주며 낡은 가구들을 처분하다가 무려 1억6500만 달러(약 1840억 7400만 원) 가치가 있는 그림을 동네 골동품점에 함께 220만원에 팔아넘겼다고, 이 지역 NBC 방송이 8일 보도했다.
텍사스주 휴스턴에 사는 론 로즈맨이라는 이 남자는 뉴멕시코주 클리프에 있는 숙모 부부 리타 얼터와 제리 얼터의 이삿짐을 정리하다가, 집 침실 입구 벽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그림 한 점이 걸려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며칠 뒤 이 그림을 다른 낡은 물건들과 함께 2000달러(약 223만 원)에 동네 골동품점에 팔아넘겼다. 그런데 며칠 뒤 미 연방수사국(FBI)의 전화를 받았다. 이 그림은 1985년에 애리조나대 미술관(UAMA)에서 도난당한 것으로, 실제 가치는 1억6500만 달러에 달하는 초고가의 예술품이었던 것이다.
추상표현주의의 핵심적인 화가였던 윌렘 드 쿠닝(Willem de Kooning)이 1950년에 그린 '여인 오커(Woman Ochre)'였다. '여인 오커'는 가로 102cm·세로 76cm 크기의 작품으로, 나체의 여성을 그린 그림이다. 대학 박물관에 기증된 지 27년이 지난 1985년 추수감사절 다음날 사라졌다.
그 시절에는 대학 미술관 전시실에는 CCTV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당시 경비원들에 따르면, 의뭉스러운 남녀 2인조가 나타나서는 여자가 계단에서 경비원들의 주의를 교란시킨 틈을 타서, 남자가 액자에서 그림을 도려내서 종이에 말아 코트 속에 숨기고 빠져나간 것 같다고.
애리조나대 미술관(UAMA)의 멕 하야드 임시 관장은 “그림을 도둑맞는 뒤, 훼손되거나 다시는 볼 수 없게 될까 봐 당시 관련된 사람들에겐 정신적 고통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론이 그림을 판 뉴멕시코의 골동품점을 방문한 한 손님이 이 그림의 진가(眞價)를 알아보면서, 그림은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 손님은 이 독특한 그림을 알아보고는 무릎을 꿇고 앉아서, 믿기지 않았는지 그림을 긁어보려고 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는 “지금 어떤 작품을 상점에 들인 줄은 아느냐”며 2000만 달러(약 223억 4000만 원)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제야 골동품점 주인 벅 번스와 데이비드 어커는 ‘여인 오커’를 안전한 곳에 보관했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 그림이 미술관에서 도난당한 것임을 확인해 경찰에 연락했다.
FBI와 지역 경찰은 1985년에 도난당한 그림이 한 일반인 주택의 침실 입구 벽에 붙어 있게 된 과정을 다시 추적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