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원을 후원한 시점은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e스포츠협회 명예 회장을 맡고 있던 2015년이다. 전 수석은 2013년 1월부터 4년4개월간 e스포츠협회장과 명예회장을 번갈아 맡았다. e스포츠는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같은 특정 게임을 종목으로 삼아 프로 게이머들이 대결을 벌이는 것을 말한다. e스포츠협회장 시절 전 수석은 종종 게임 캐릭터로 분장하고 행사에 등장해 게이머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또 협회 주최 e스포츠 대회와 프로 구단 유치에도 힘썼다. 이런 전 수석의 게임 관련 활동을 도운 인물이 그의 전 비서관이었던 윤모씨다.
업계에 따르면 윤 전 비서관은 e스포츠 관련 매체에서 기자 생활을 하다가 2008년쯤 전 수석의 국회 비서관으로 채용됐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윤 전 비서관이 협회에서 상임 보직을 맡진 않았지만, 전병헌 협회장을 보좌하면서 업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전 수석과 윤 전 비서관은 지난달 19일 국정감사에서 '게임업계 농단 세력'으로 실명이 거론됐다.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이 "게임계 농단이 심각하다. 전병헌 정무수석과 그의 친척을 빙자한 윤 전 비서관, 문화체육관광부 게임과(게임콘텐츠산업과) 등이 게임계를 농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 수석은 "윤 전 비서관과 친척 관계가 아니고, 게임업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도 허위 사실"이라는 입장을 발표하고 여 위원장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한 상태다. 윤 전 비서관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농단은 뒷돈을 받은 세력이라는 뜻 아니냐'는 질문에 "(돈을 받은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게임업계에서는 롯데홈쇼핑이 e스포츠협회에 후원한 것을 두고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e스포츠 구단을 운영하고 있지도 않고, 게임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회사가 e스포츠에 후원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고 했다. e스포츠협회 측은 압수 수색 이후 "롯데홈쇼핑 후원과 관련해 어떠한 불법이나 편법에 관여한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