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무역 재균형 방향은 일치...중국, 농산물⋅에너지 수입확대로 환대 예상
테슬라 첫 독자 중국 전기차 공장, JP모건 첫 지분 51% 중국 합작 증권사 발표 전망
트럼프, 中에 안보리결의 이상의 북핵 압박 주문할듯...일대일로 참여 메시지 주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 리조트 마라라고에서 만찬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이 5일 일본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어 한국(7~8일)을 찾고 8~10일엔 중국을 국빈방문한다. 이어 베트남과 필리핀을 찾는다.

최근 폐막한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19대)에서 총서기로 재선출되며 1인권력 체제를 공고히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는 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시 주석은 앞서 8일 베이징에 도착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자금성(紫禁城)을 하루 휴관한 뒤 연회를 베풀고 차를 마시는 일정을 마련했다고 홍콩 명보 등 중화권 매체들이 전했다.

두 정상의 만남 결과는 북핵문제 해법찾기 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은 4월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소유 리조트 마라라고에서, 7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함부르크에서 열린데 이어 3번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한에 북핵 포기 압력을 더 강화하고 양국 경제관계의 재균형에 힘써달라고 압박할 것이라는 게 미 백악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브루킹스연구소가 트럼프 집권 반년 보고서에서 미국의 대중 정책은 미중 무역적자 균형과 북핵문제에서의 중국의 역할에 대한 요구에 역점을 뒀다는 분석과 맥을 같이한다.

추이텐카이(崔天凱) 주미중국대사도 지난달 30일 미⋅중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에서 북핵과 미⋅중 경제⋅무역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미⋅중 경제 재균형은 무역⋅투자⋅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협력 등의 분야에서 모색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정상은 ▲무역 재균형 ▲공정 투자환경 ▲일대일로 동진(東進) ▲북핵 해법 공조 ▲개인적 친밀감 과시 등을 부각시키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5가지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

◆(1)중국, 트럼프에 농산물⋅에너지 대규모 구매 선물 예상...마윈 선물도 주목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 직전인 이달 1일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난처하고 끔찍하다고 말했다. 올들어 9월까지 대중(對中)무역적자는 전년 동기 대비 6.3% 늘어난 2737억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무역적자의 45.9%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번 순방 5개 아시아 국가 가운데 미국의 무역적자를 키우지 않은 나라는 한국(-24.2%)이 유일했다.

중국은 에너지와 농산물 수입 확대로 환대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방중하는 29개 미국 기업들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에 천연가스업체 델핀미드스트림 등 에너지 관련 기업이 10여개사에 이른다고 중국 제일재경일보가 전했다.

미국 곡물유통업체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ADM) 미국 대두수출협회 등 농업 관계자들도 동행해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계약이 체결될 전망이다. 이미 미국 대두 수출의 62%와 면화 수출의 14%가 중국을 향하고 있다.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를 비롯해 보잉 제너럴일렉트릭(GE) 퀄컴등도 경제사절단에 들어갔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전시장이고, 보잉 생산 여객기의 25%를 구매하는 ‘큰 손’이기도 하다.

왕빙난(王炳南) 상무부 부부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소비재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고, 은행들로 하여금 기업들의 첨단 설비 수입에 대한 금융 지원을 늘려 수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왕 부부장은 “통관일체화와 검역제도 보완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상무부는 또 이날 내년 11월 5~10일 상하이에서 제1회 수입박람회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100개국의 수출기업들을 초청할 예정이다. 수입박람회 개최는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회의 개막식에서 시진핑 주석이 약속한 프로젝트로 중국의 수입 확대를 통한 무역재균형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지난 1월 당선인 신분인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미국의 농축산물을 알리바바의 플랫폼을 통해 중국과 아시아에 유통해 일자리 10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한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어떤 선물을 내놓을 지도 주목된다.

중국은 이와 함께 미⋅중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선 미국이 중국에 대한 첨단제품 수출 규제를 풀어야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중국의 첨단제품 수입에서 미국산 비중이 갈수록 줄고 있는 건 미국의 규제탓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무역을 국가안보와 연계하는 트럼프 정부가 이에 화답할지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겨냥한 외국산 철강 수입의 국가안보영향 조사 결과 발표를 당초 예정된 6월말에서 계속 미루고 있다. 미국은 또 세계무역기구(WTO)협정상 중국을 ‘시장경제국가’로 인정할 지 여부도 트럼프 방중 이후로 늦췄다. 모두 중국으로부터 더 많은 경제협력을 끌어내기 위한 레버리지 카드로 분석된다.

양국은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을 마무리 한데 이어 1년 협상계획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하다고 SCMP가 전했다.

◆(2)투자장벽 상호 개방 수위는...중국, 미국에도 투자장벽 낮춰라 요구

윌리엄 재릿 주중미국상회(암참 차이나) 회장은 “양국간 구체적인 (구매)계약체결 성과가 미국의 투자환경이 더 좋은 양국 관계의 구조적 문제를 덮지 않기를 바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중에서 중국의 산업정책 문제를 다루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재릿 회장은 미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양국 경제관계의 전부가 아니다며 미국 정부도 중국 시장진입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진출 외국기업들은 합작사 지분한도 같은 규제와 중국 제조 2025 같은 산업정책이 토종기업에 유리한 불공정 사업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암참차이나 2016년 백서에 따르면 중국을 3대 투자 대상지로 꼽은 기업이 전체 회원기업의 60%로 2012년의 78%에서 크게 줄어든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의 지재권 침해와 강제적인 기술 이전 요구 등 부당한 관행 조사에 착수한 이유이기도 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백악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 중국이 미국 기업에 대해 공정하고 상호호혜적인 대우를 하고 약탈적인 무역과 투자관행을 중단해야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방중기간 중국에서 최근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전기차 증권 은행 등에 대한 지분규제를 상징적으로 완화하는 사례가 나올 지도 주목된다. 미국의 테슬라가 상하이에서 100% 독자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공식 발표되거나 JP모건이 추진중인 지분 51%를 보유한 합작 증권사 설립 승인이 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중국에서 현재 외국계 자동차와 증권사는 모두 합작을 해야하고, 외국인 지분한도가 각각 50%와 49%로 묶여 있다. 궈수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최근 은행에 대한 외국인 지분한도를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계 은행에 대한 외국인 지분은 현재 단일 외국인은 20%, 전체 외국인은 25%로 한도가 설정돼 있다.

하지만 2008년부터 논의가 시작됐지만 결론이 나지 않고 있는 미중 투자협정(BIT)이 가시적인 진척을 보일지는 불확실하다. SCMP는 “미국은 중국이 내건 네거티브리스트(투자 금지 대상)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고, 중국은 미국이 BIT에 대한 논의를 중단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중국은 “미중 무역과 중국의 미국에 대한 투자로 지난해에만 미국에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신화통신)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중국자본의 미국 투자 규제도 완화해줄 것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3)일대일로 미국 끌어안기 가시화 될까

왕둥(王棟)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트럼프 정부가 추진중인 1조달러 인프라 투자 계획은 미중간 서로 보완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일대일로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을 통해 해외 인프라시장에 투자하는 중국과 손을 잡게 되면미국이 인프라 재원 확보에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4월 회담을 할 때 “일대일로 참여를 환영한다”고 했고, 미국은 올 5월 시 주석이 주도한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회의에 대표단을 보내는 등 인프라 관련 협력 시그널을 보내왔다. 중국은 일대일로를 중국의 서쪽 지역 국가 뿐 아니라 전세계에 문호를 개방한 플랫폼이라고 선전해왔으며 미국의 참여는 이를 뒷받침하게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방중기간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수출 터미널과 가스 파이프라인 같은 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을 미국 당국이 허용할지도 관심사다. 미국산과 미국 근로자만을 활용해야한다는 트럼프 정부의 ‘바이아메리카’ 원칙이 중국의 미국 인프라 투자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에서 해외 인프라 시장 진출 때 양국이 협력키로 하는 등 인프라 부문 해외협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와는 달리 AIIB 가입을 긍정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번 방중기간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도 관심이다.

◆(4)북핵 해법 돌파구 열까

A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공격적인 행동에 자신이 직접 나서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면서 이번 순방은 그가 이전 대통령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대북 접근을 시도할 것인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군사 작전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테이블위에 올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국에 안보리 결의 수준 이상으로 북한에 대해 압박을 가해달라고 주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하루 앞두고 미국 정부가 넉달여 전 예고한 대로 중국 단둥은행을 미국 금융 시스템에서 완전히 퇴출시킨 건 독자 제재의 필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행보로 비쳐진다.

하지만 시 주석은 현재 안보리 결의의 철저 이행을 확인하면서 대화를 통한 북핵 해법으로 맞설 전망이다. 시 주석은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 프로세스와 북한과의 평화협정 협상)과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제안을 거듭 강조하고 (6자)회담복귀 돌파구를 찾기를 희망한다고 밝힐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19대) 후 북한에 대한 특사파견을 올해는 일단 보류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중·북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5일 보도했다. 중국은 당 대회 후 통상 북한에 특사파견을 해왔다. 특히 한국 일본 등지에도 이달 하순 19대 결과를 홍보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확정한 상태여서 주목된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북한과의 가까운 관계를 보여주는 행보로 비칠까 북한 특사 파견을 미루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5)자금성에서 두 정상 친밀감 과시 일정 안배

자금성을 관리하는 고궁박물원이 8일 임시 휴관한다고 최근 공고했다.

베이징 고궁(故宮)박물원은 10월29일 “8일 '중요 행사로 인한 필요에 따라' 임시 휴관한다”고 공고했다. 명보 등은 "중국이 청나라 건륭제가 차를 마시고 독서실로 썼던 자금성 남서쪽의 삼희당(三希堂)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함께 차를 마시는 비공식 일정을 준비했다"며 "이어 자금성 내 건복궁(建福宮)에서 연회를 열 것"이라고 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방일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골프 외교'로 우의를 과시했다. 중국은 2008년 이후 처음 미국 대통령을 건복궁에서 맞이하는 배려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건복궁은 일반인 출입 금지 구역으로 특별한 외교 용도로만 쓰인다.

특히 8일은 트럼프가 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된지 1주년이 되는 날로 자체 축하 파티를 열 것으로 전해져 중국측이 어떤 안배를 해줄 지도 관심이다.

추이텐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 관련, ‘국빈방문+알파’로 일정을 짰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 그리고 수행원들이 중국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특별 안배를 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내건 트럼프 대통령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꿈’ 을 제창한 시 주석이 충돌 대신 윈윈을 모색하는 장면을 연출 시키는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 주석은 19대 보고에서 대국(大國)간에 총체적으로 안정되고 균형적으로 발전되는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균형’은 트럼프 대통령 대외정책의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균형을 찾기 위해선 ‘안정’을 희생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시 주석은 안정이라는 전제하에 양국 경제교류의 불균형 해소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