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내년 1월 임기(6년) 만료로 퇴임하는 김용덕·박보영 대법관의 후임 인선에 참여할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이성복 수원지법 부장판사를 임명했다고 3일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김명수 대법원장이 2011~2013년 1·2대 회장을 지낸 법관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다. 이 부장판사는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재조사 등을 요구하고 있는 법관대표회의 의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대법원은 "이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장과 법무장관 등이 참여하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 10명 중 한 명"이라며 "위원들은 학식과 덕망을 갖춘 법조계 전문가들"이라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가 포함된 대법관후보추천위는 이달 말쯤 후임 대법관 후보자를 2~3배수로 추천하게 되며, 김 대법원장은 이 중 2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그동안 주로 고법부장 판사가 참여해왔던 대법관후보추천위에 지법부장인 이 부장판사가 들어간 것을 법원 내부에선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앞서 김 대법원장은 지난 1일 취임 후 첫 번째 인사에서 법원 인사 실무를 총괄하는 인사총괄심의관에 김영훈 서울고법 판사를 임명했다. 김 판사 역시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원이었고, 올 초 이 연구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대법원장의 인사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표를 했었다.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가 잇따라 대법관 및 일선 법관 인사에 관여하는 자리에 임명되자 법조계 안팎에선 '사법부 코드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부터 김 대법원장이 취임하면 이 연구회 판사들이 법원 내 요직에 포진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많았는데, 실제 그렇게 비칠 수 있는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법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특정 연구회가 아닌 국민의 대법원장이 되려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