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컴퓨팅기업 세일즈포스(NYSE:CRM)의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CEO)가 술을 마약에 비유하며 ‘사내 금주 규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CNBC는 1일(현지시각)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년 전부터 회사 내에서 음주를 할 수 없도록 방침을 정한 베니오프가 최근 직원들에게 해당 규정을 지켜달라고 재차 당부했다”고 보도했다.
음주 금지 규정이 있음에도 회사 냉장고 등에 술병이 있는 것을 발견한 베니오프는 이날 사내 블로그에 2만5000여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음주는 마약과 같으며, 술을 원치 않거나 술을 잘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내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동안 젊은 창업자들이 모여 있는 실리콘밸리 내 기업들 사이에서 가벼운 사내 음주는 암묵적으로 허용되는 분위기였다. 칙칙한 사무실 분위기를 바꿀 수 있고 동료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위터나 글래스도어는 직원들을 위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술을 준비해둔다. 옐프나 깃허브 역시 사내 음주를 허용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구글 역시 사내 음주에 관해서 직원들이 상식선에서 이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세일즈포스와 같이 점점 많은 기업이 사내 음주를 규정하고 있다.
인적자원(HR) 관리 스타트업인 제네피츠(Zenefits)는 지난해부터 파티와 같은 사내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사내음주 금지규정을 도입했다.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Uber)는 집중근무시간 동안 사내 음주를 금지하는 규칙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사내 음주 문화를 단속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소속 직원의 실수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비용과 책임성 때문이다.
CNBC는 “만약 어떤 직원이 회사 내에서 술을 마시고 성추행을 저지르거나 교통사고를 낸다면 회사는 법적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와튼스쿨 피터 카펠리 경영학과 교수는 “내가 만약 사내에서 음주한 직원에게 피해를 당했다고 하더라도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돈이 더 많은 고용주를 고소할 것”이라면서 “경영진 입장에서 이런 상황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베니오프의 주장처럼 사내 금주 조치는 술을 마시지 않거나 못 먹는 직원들이 소외감을 느끼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한편 이런 주장과 반대로 사내 금주 조치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직장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금주 조치를 당한 세일즈포스 직원들의 불만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CNBC가 주최한 공개 토론장에 참석한 직장인은 사내 음주는 선택의 문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