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백남기씨에게 물대포를 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경찰관들에 대해 동료 경찰관들의 탄원(歎願) 서명이 1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농민 백씨는 2년 전 시위 중 물대포를 맞은 후 숨졌다. 물대포 담당 전·현직 경찰관들이 최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되자 동료 경찰관들이 탄원 서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관들은 "사건 당일은 불법 시위대에 의해 경찰 버스가 파손되고 차벽이 무력화될 위기에 처했었다"면서 "칠흑 같은 어둠, 급박한 상황 등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한 것인데,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민노총 등이 주도한 2015년 11월 14일 서울 도심 시위 때 무법천지 상황이 10시간 이상 계속됐다. '서울을 마비시키자'는 시위대를 막으려다 경찰관 113명이 부상했다. 시위 구호에는 노동 개혁 저지, 영리병원 중단, 세월호 진상 규명 등이 섞여 있어 이들이 정말로 무엇 때문에 시위를 벌이는 건지도 알 수 없었다. 그때의 아수라장 상황에서 백씨가 물대포에 맞은 후 쓰러졌고 1년 뒤 숨졌다. 시위를 주도한 당시 민노총 위원장 한상균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백씨가 숨진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경찰관들은 불법 시위를 막는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 경찰도 '정당한 직무 수행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뀐 다음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복역 중인 한씨는 대통령과 공개 토론 제안을 했다. 경찰청장은 '경찰이 잘못했다'며 사과를 했고 검찰이 경찰관들을 기소했다. 바뀐 정권 아래에서 자리를 보전하거나 승진하고자 법과 원칙을 뒤집은 사람들은 부끄러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