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화장품 매장에서도 고객들이 흔히 립스틱 샘플을 바르는데,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여성이 화장품 매장 ‘세포라’에서 립스틱 샘플을 발랐다가 구순포진(oral herpes)에 걸려, 2만5000달러(약 2800만원)짜리 배상금 소송을 제기했다. 세포라는 1969년 창립된 프랑스의 화장품 전문 편집숍으로,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매장을 두고 있다.

매장의 고객 샘플용 립스틱을 직접 입술에 바르는 것은 위생상 매우 위험할 수 있다


31일 뉴욕 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엘레나 다보얀씨는 2015년 10월 세포라 매장에서 립스틱 샘플을 발랐고, 이후 병원에서 구순포진 진단을 받았다. 구순포진은 입술에 작은 물집이 다발성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한 번 감염되면 체내에 잠복했다가 신체·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재발한다.

이 여성은 구순포진에 걸려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으며, 세포라 매장을 방문하기 전에는 입술에 발진 증상이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포라의 부적절한 위생 관리로 인해 "치료할 수 없는 평생의 고통"을 안게 됐다며 고소했다.

지난 19일 독일 뒤셀도르프에 새로 개장한 세포라 매장/자료사진


그는 고객들이 화장품 매장에서 누구나 번갈아가며 발라보는 이런 립스틱의 위생상 위험성을 알아야 하며, 세포라는 이를 고객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다보얀씨는 다른 브랜드 매장들은 '면봉'이나 '전용 어플리케이터'로 립스틱 샘플을 입술에 바르게 하는 데 비해, 이 세포라 매장은 뚜껑이 열린 립스틱들을 가득 진열하고 고객이 이 중에서 좋아하는 색을 골라 직접 자기 입술에 바르게 했다고 말했다.

일회용이 아닌, 이런 공용 화장품은 무수한 세균을 포함할 수 있다. 2005년 미국 로완대의 한 연구진이 매장의 공용 화장품 샘플을 2년간 조사한 결과 폐렴을 유발하는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장출혈을 일으키는 이콜라이(E-coli) 대장균 박테리아가 검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