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가 세대를 건너뛴 쪼개기 상속을 ‘합법적’이라고 했다. “기자는 기사 쓴 대로 사냐”고 반문했다. 내로남불을 넘어 당당한 자세가 독특하게 느껴질 정도다. 현재로선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킬 생각이 없다는 선언인 셈이다.
“합법적이고 상식적이다. 도덕적으로 나쁜 사람처럼 모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신문 칼럼니스트가 ‘부의 대물림은 안 된다’고 썼다고 장모가 증여해주겠다고 하는데 안 받겠나” “(기자)여러분도 쓰신 기사대로 살아야 되는 거잖아요”
청와대 고위관계자(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고 한다)가 홍종학 후보자의 ‘대물림·쪼개기 증여’ 논란과 관련 31일 이렇게 말했다. ‘기레기(기자를 비하하는 말)’라는 말도 있는만큼 ‘언론의 이중성’을 질타했다는 점에서 네티즌들의 호응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 방식으로 초등생에게 9억 가까운 부동산 지분을 증여하고, 어머니에게 ‘차용증’을 쓰고 돈을 빌려 증여세금을 낸 기이한 사연을 국민에게 납득시킬 수가 있을까. 정부는 이렇게 홍종학을 무사히 장관직에 앉히려는 생각일까.
조선닷컴 정치토크 '뉴스를 쪼다'는 홍종학 장관 후보자를 비호하고 나선 청와대의 전략을 짚어봤다.
"거두절미하면, 너희는 기사 쓴대로 살지 않으면서 무슨 X소리냐 하는 소리네요."
"홍 후보자의 장모가 홍씨의 딸이 12세일 때 거액의 재산을 쪼개기 증여해 '부의 대물림' 논란을 빚고 있는데, 여당 의원과 청와대 관계자는 이걸 '국세청도 권하는 합법적 방법'이라고 말합니다."
"국세청에서 공개한 '국세청 세금절약가이드'에 나온 부분을 말하는 것 같은데, 그런 식의 쪼개기 증여가 합법이라고 정보를 준 것이 아닙니다. 이 책자에서는 '상속세를 아끼려면 재산 취득시 한 사람에게 집중시키지 말고 분산시키라' 등 일반적 방법론을 말합니다. 12살 초등생이 8억6000만원 상당의 건물 지분을 상속받기 위해 어머니로부터 세금을 또 빌린다는 식의 '미성년자 거액 증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구요."
"증여세를 위해 홍씨 부인이 딸에게 2억 넘는 돈을 빌려주고 이제 중학생이 된 딸이 차용증을 썼다고 하는데, 아버지가 장래에 '큰 일' 할 것을 알고 치밀하게 차용증을 쓴 것인지, 뒤늦게 쓴 것인지 참 돈 계산이 정확한 가족입니다. 부인이 실력있는 무용평론가지요?"
"네 부인 장인주 씨는 이화여대에서 무용을 배우고 프랑스 파리1대학에서 이론으로 석·박사를 했습니다. 이론과 실기 모두를 겸비한 실력파 평론가입니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국세청에서도 합법이라고 했다'고 말한 것을 청와대 관계자가 인용한 것 같은데, 팩트는 좀 더 정확히 검증해봐야 겠습니다."
"홍 후보자가 과거 '노무현정부의 경제 개혁은 실패했다. 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무능했고 부패했다'는 식으로 얘기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이렇게 얘기했다면? 그런데 지금은 '노무현 공격'에 대한 시시비비를 따지기 보다는 당장 자리를 채우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역대 대통령 중 내각 완비가 가장 늦은 대통령이라고 기록되는 것을 피하려는 것 같습니다."
"증여과정 논란도 있지만 이 분이 벤처와 중소기업에 맞는 장관인가 하는 것도 마음에 걸립니다. 지금 세계 벤처업계는 엄청난 지각변동 중입니다. 구글과 아마존 우산 속으로 다 들어가고 있습니다. 벤처가 대기업이랑 싸우는 게 아닙니다. 재벌은 나쁘고, 중소기업은 불쌍하다 이런 철 지난 이분법적 사고로 우리 벤처기업을 키울 수 있을까요?"
"그럼에도 청와대는 홍 후보자에 대한 엄호작전을 계속 펼 것 같습니다. '기자는 기사 쓴대로 사냐' 하는 반론에 대해 대중이 또 '맞는 말이다' 이렇게 반응할 수도 있고요."
김광일 논설위원(TV조선 ‘신통방통’ 진행자), 신효섭 디지털뉴스본부장, 박은주 콘텐츠팀장이 진행하는 ‘뉴스를 쪼다’ 아래 화면을 클릭하면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쏟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