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주혁씨의 차량이 전복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 인근에서 관계자들이 사고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영화배우 김주혁(45)씨가 교통사고 직전 심근경색으로 가슴 통증을 겪었다는 병원 측 소견이 나왔다.

30일 경찰과 건국대병원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병원 측은 김씨의 사인(死因)에 대해 "심근경색 증상을 먼저 일으킨 뒤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의사소견을 경찰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씨와 추돌한 그랜저 운전자 A씨 역시 경찰 조사에서 "김씨의 차량이 뒤에서 박은 후 김씨가 가슴을 움켜잡고 있다가 갑자기 돌진하며 다시 차량을 추돌한 후 벽면을 충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근경색이란 심장혈관이 혈전, 연축 등의 원인에 의해 갑자기 막혀서 심장 근육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가슴의 좌측이나 정중앙 부분에 통증을 수반하는 것이 대표적 증상이다.

경찰 고위관계자는 "김씨가 가슴 통증을 일으켰다고 주장하는 피해자와 목격자의 진술이 있는 만큼 차량 결함 외에 건강 이상 여부도 확인할 것"이라며 "벤츠에는 차량사고기록분석장치가 내장돼 있어 사고 당시 급발진 여부 등 정황을 어느 정도 확인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필요하다면 유족 측과 협의해 부검을 실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나이도 젊은 편인데 사고 당시 시점도 밤이 아닌 낮인 데다 기상상태도 악조건이 아니었는데 갑작스런 사고를 일으킨 경위가 석연찮다"며 "차량 결함이나 건강상태 외에 다른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후 4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의 한 아파트 정문 부근에서 자신의 벤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운전하던 중 그랜저 승용차를 추돌하고 나서 인근 아파트 벽면에 부딪친 후 전도됐다. 김씨가 탄 차량은 추돌사고 이후 옆 건물 계단 아래로 떨어져 전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