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전북 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열린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 후반 33분 전북의 이동국(38)이 헤딩골을 넣자 1만7673명이 들어찬 경기장은 축제의 현장이 됐다. 이동국은 관중석을 향해 달려가 유니폼 상의를 벗어 들었다. 관중석에는 TV에 나와 유명세를 얻은 이동국의 가족도 앉아 있었다.
이동국의 골은 이날 전북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득점인 동시에 전인미답의 프로축구 개인 통산 200호 골이었다. 1998년 포항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동국은 2009년 전북으로 이적한 뒤 136골을 기록하며 K리그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날 제주를 3대0으로 완파하면서 전북은 두 경기를 남겨 놓고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을 확정했다. 전북은 올 시즌 21승9무6패를 기록, 승점 72를 확보하면서 2위 제주(19승8무9패·승점 65)와 승점 차를 7로 벌렸다. 남은 두 경기에서 제주가 모두 승리하고 전북이 모두 지더라도 결과를 뒤집을 수 없는 것이다.
리그 1·2위 팀의 대결답게 팽팽하게 맞서던 이날 경기는 후반전에 들어서며 전북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후반 1분 이재성이 왼발 발리슛으로 골문을 열었고, 20분 뒤인 후반 21분 이승기가 추가골을 넣었다. 뒷문을 걸어 잠글 만했지만 전북은 트레이드마크인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를 계속했고, 결국 교체 투입된 이동국이 대기록을 달성했다. 공교롭게도 제주는 2014년과 2015년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전북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보는 상대팀이 됐다.
전북에겐 5번째 K리그 우승이지만, 올 시즌은 특별했다. 전북은 지난 시즌 개막 후 32경기 연속 무패(18승 14무) 행진을 벌였지만 소속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사실이 드러나면서 승점 9가 삭감됐고 결국 3시즌 연속 리그 우승을 놓쳤다. 지난해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고도 심판 매수 스캔들로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퇴출되기까지 했다.
올 시즌 K리그 사상 처음으로 단일팀 200승 고지를 달성한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너무 행복하다"며 "더욱 강한 전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