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채용 전수(全數)조사는 결국 검찰 수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법무부도 비리가 드러난 경우엔 대검 반부패부가 지휘해 일선 지검이 수사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이미 공공기관 채용 비리 수사를 하고 있다. 검찰에는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해 검찰청(지검)이 18곳 있고, 그 산하 지청이 41곳 있다. 대검은 27일 이 가운데 10여곳에서 '공공기관 채용 비리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남부지검은 금감원의 채용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고 춘천지검과 그 산하 원주지청은 강원랜드와 대한석탄공사 수사가 한창이다.
채용 비리는 검찰이 직접 비리를 파악해 수사하기보다는 해당 기관의 고발이나 수사 의뢰 등의 형식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일이어서 수사력이나 정보력이 미치기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채용 비리 수사 의뢰'가 몰려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검은 공공기관이 지역별로 분산돼 있어 전국 59개 지검·지청이 관할별로 수사하면 큰 어려움은 없다고 했다.
그런데 국정원 수사 등 밀려드는 '과거 정권 비리 수사 의뢰'에 이미 허덕이는 검찰 내부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검사들은 "밖에서 던진 사건 하다가 날 샐 지경", "검찰이 청와대 하도급기관이냐"고 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의 힘을 빼겠다고 했던 문재인 정부가 '검찰권'을 십분 활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게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을 견제해야 한다"며 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공약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최근 '적폐 청산'이라는 명목으로 전 정권의 비리 의혹을 조사해 발견되는 즉시 모두 검찰로 보내고 있다. 이달 들어 청와대도 세월호 참사 당일 상황 일지 조작 의혹을, 교육부도 역사 교과서 국정화 찬성 여론 조작 의혹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검찰 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 검찰 역할이 더 커진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