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013년 검찰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장호중 부산지검장 등 검찰 간부 3명과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등 국정원 간부 4명의 집과 사무실을 27일 동시에 압수 수색했다.
검찰은 이들을 모두 출국 금지했다. 현직 검사장이 압수 수색 대상이 된 것은 지난해 7월 넥슨으로부터 공짜로 주식을 받아 130억원대 '주식 대박'을 터트린 진경준 당시 검사장 사건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압수 수색을 당한 검찰 간부 가운데 장호중 검사장은 2013년 국정원에 감찰실장으로 파견돼 근무를 했다. 서울고검의 변모 검사와 수도권 지검의 이모 부장검사는 각각 국정원장 법률보좌관, 국정원 파견 검사였다. 서천호 전 차장 외에 문모 전 국익정보국장, 고모 전 국익전략실장, 하모 전 대변인도 압수 수색을 당했다.
검찰은 이날 이 부장검사를 소환 조사했다. 28일엔 서천호 전 2차장, 29일엔 장호중 검사장을 피의자로 소환 조사한다. 법무부는 장 검사장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보내고, 이 검사는 대전고검으로 전보했다.
이들은 불법행위를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국정원이 서천호 차장의 주도로 '현안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검찰의 댓글 수사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태스크포스는 간부팀과 실무팀으로 짜였는데 이들 7명은 모두 간부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2013년 4월 국정원 압수 수색 당시 서 전 차장 등이 빈 사무실 두 곳을 댓글 활동을 주도한 심리전단의 사무실인 양 꾸미고, 조작된 서류를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들이 법원 재판 과정에서 국정원 관계자들이 거짓 진술을 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다. 앞서 검찰은 남재준 전 국정원장도 출국 금지했으며 김진홍 전 국정원 심리전단 단장에 대해서는 공무집행방해와 위증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현직 검사장이 수사를 받게 되자 검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이날 국회 법사위 국감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참담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일부 검사 사이에선 4년 전 국정원에서 있었던 일인데 현재 사용하는 사무실과 집을 압수 수색하는 것이 맞느냐는 반응도 나왔다.
이번 사건 수사는 현 정부 들어 국정원 개혁위가 국정원의 메인 서버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자료를 검찰에 넘겨 수사 의뢰해 시작됐다. 검찰이 국정원 직원들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현안 TF가 존재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파견 검사들도 관여했다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 검사장이 국정원 파견 근무 때의 일로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2013년 4월 있었던 검사 인사도 검찰 내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당시 국정원은 사상 처음으로 국정원 감찰실장을 외부에 개방하겠다고 했다. 남재준 원장의 지시였다. 그에 따라 검찰에선 법무연수원 대외교류협력단장이었던 최윤수 검사가 감찰실장으로 간다는 말이 돌았다.
하지만 실제 감찰실장으로 내정된 사람은 법무부 감찰담당관이었던 장 검사장이었다. 장호중·최윤수 두 사람은 2015년 말 나란히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최윤수 전 검사장은 2016년 2월 국내 정보를 총괄하는 국정원 2차장이 됐는데, 친구인 우병우 민정수석이 힘을 썼다는 말이 검찰 내에 파다했다. 그는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으로부터 우 전 수석을 감찰하던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사찰한 내용을 보고받은 일과 관련해 출국 금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