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 6조 8항은 '방송은 표준말의 보급에 이바지하여야 하며 언어순화에 힘써야 한다'고 되어 있다. 방송인도 장단(長短)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부자(富者) 증세'에서 '부'를 단음으로 발음하여 '부자(父子) 증세'로 들리는 사례가 많았다. '사거리(射距離)'의 '사'를 장음으로 발음하여 '사(四)거리'로 들리기도 한다. '대통령' '대법원'에서 '대(大)'를 각각 장음으로 발음해야 하는데 단음으로 발음한 경우도 흔하다. '재진입' '재소환'에서 '재(再)' 역시 장음을 단음으로 발음한 경우가 많았다.
대통령을 포함해 정치인들도 "국가의 안위(安危)를 지키기 위하여…"라고 흔히 말하는데 '안위'는 잘못된 선택이다. '안위'는 '안전과 위험'의 준말이므로 "국가의 안전(安全)을…"이라고 해야 한다. 처칠은 종종 전쟁 와중에도 잘못된 문법을 참지 못하고 훈계했다. 그는 군(軍) 정보국장에게 이렇게 써 보냈다. "왜 intense(강병이 배치된)를 써야 할 자리에 intensive(병력이 집중된)를 사용했는가? 두 단어의 용법에 대하여 'Fowler's Modern English Usage'를 읽으세요."
매체에 등장한 패널이 자기의 주관적 생각을 말하면서 '~라고 보여진다'라고 이중 수동으로 말하는 것이 예사다. '생각'이란 능동적으로 판단하는 정신 활동이다. '~라고 본다'라고 해야 한다. 아니면 '~라고 보인다'와 같은 수동 의미 자동사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원래 우리말에는 수동태가 없다.
영국에서는 잉글랜드 남부의 표준 영어를 킹스 잉글리시(the King's English)라 하며, 여왕 치세 중에는 퀸스 잉글리시(the Queen's English)라 한다. 'murder the King's English(표준 영어를 살해하다)'라는 살벌한 관용구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그들의 표준어에 대한 관심을 알 수 있다. 이탈리아어 표준말은 수도인 로마어도 아니고 경제의 중심인 밀라노어도 아닌 피렌체를 중심으로 한 토스카나 방언이다. 피렌체 출신인 단테가 라틴어와 방언들을 하나의 통일된 이탈리아어로 만드는 데 힘썼기 때문이다. 표준어 규정 총칙 제1항에 따르면, 우리의 표준어는 교양인이 쓰는 서울말이다. 언어에서 올바름과 섬세함을 무시하면 결국 고품격 문화는 없어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