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시민참여단이 2박 3일 합숙토론을 마치고 15일 오후 찬반 투표를 했다. 결과는 20일 발표된다고 한다. 공론화위원회 결론이 어떻게 나든 문제가 해결된다기보다 새로운 갈등이 예상된다. 공론화위는 찬반 응답 비율이 크게 차이 나면 그걸 토대로 정부에 낼 권고안을 작성하고, 응답 격차가 오차(誤差) 범위 이내면 그간 과정을 종합 서술하는 권고안을 작성한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차이 나면 결론을 확정할 수 있는 것인가. 한국갤럽의 네 차례 조사에선 찬반 의견차가 많이 나야 4%포인트였다. 통상 500명 정도 여론조사에서 9.2~9.4%포인트 이상 차이면 오차 범위 밖으로 본다고 한다. 신고리 5·6호기는 법적으로 밟을 절차는 다 밟았고 이미 1조6000억원이 투입돼 공정이 29% 진행됐다. 건설 중단 찬성이 '55대45' 정도로 우세하게 나왔다고 해서 하던 공사를 멈출 수 있는 것인가.
'건설 중단'과 '건설 재개' 양측 모두 공론화 작업이 불공정하다며 그간 티격태격해왔다. 그 과정에서 시간 부족으로 양측 주장에 대한 검증이 소홀했다. 예를 들어 '건설 중단' 측은 후쿠시마 사고 후 원전 가동 중단에도 일본 전기료는 2010~2014년 가정용은 4%, 산업용은 16% 인상됐을 뿐이라고 했다. 이에 '건설 재개' 측은 같은 기간 가정용은 25%, 산업용은 38% 올랐다고 했다. '건설 중단' 측 자료는 일본 전기 요금을 환율 등락을 무시하고 미국 달러로 환산해 교묘하게 왜곡시킨 정보라는 것이다.
게다가 신고리 여론은 정치 성향에 크게 좌우돼왔다. 9월 19~21일 갤럽 조사에서 스스로 '진보'라는 사람은 '건설 중단 61%, 재개 24%'였고, '보수' 쪽은 '중단 21%, 재개 67%'였다. 공론화 여론이 이런 식으로 정치 진영(陣營)에 따라 오염된 것일 때 그것을 숙의(熟議)를 거친 공론(公論)으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또한 결론이 '건설 재개'로 날 경우 탈핵(脫核) 진영에선 이번 공론화가 신고리 5·6호기에 국한된 것이라고 고집할 가능성도 있다. '신규 원전 건설 중단, 기존 원전 수명 연장 불허'라는 탈핵 공약은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때부터 원전 논쟁은 다시 쳇바퀴를 돌게 될 것이다. 결국 신고리 공론화는 문제를 해소하는 건 없으면서 장기간 소모적 논란을 일으키고 갈등은 되레 깊게 하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