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원전의 운명이 이번 주말 시민참여단 합숙 종합토론회에서 진행되는 최종 조사에서 결정된다. 공론화위원회는 "최대한 건설 재개냐 중단이냐 중에 결론을 낸다"는 입장이지만, 유보층이 다수 포함된 시민참여단의 구성이나 박빙 양상인 여론조사 추이를 볼 때 '결정 유보'라는 결론이 날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공론화위는 11일 정례회의 직후 브리핑을 갖고 "건설 중단과 재개의 의견 차이가 오차 범위를 벗어난 경우에는 다수 의견을 기준으로 최종 권고안을 내겠다"고 밝혔다. 시민참여단은 오는 15일 2박 3일의 합숙 종합토론을 마치며 최종 4차 조사에 임하게 되는데, 이때 찬성과 반대, 양자택일로 의견을 물어 결론을 낸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찬반 차이가 대략 8~9%p 이상으로 벌어지면 다수 의견으로 결론을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관련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오차 범위 내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갤럽의 지난 4차례 여론조사는 ▲계속 37%·중단 41%(7월 11~13일) ▲계속 40%·중단 42%(8월 1~3일) ▲계속 42%·중단 38%(8월 29~31일) ▲계속 40%·중단 41%(9월 19~21일)로 일관되게 접전 양상을 보였다. 리서치뷰(9월 14~19일) 조사에서는 건설 계속이 52.7%, 건설 중단이 47.3%로 역시 오차 범위 내에 들었다. 이들 건설 계속·건설 중단 그룹에 각각 원전의 장단점을 알려준 뒤 다시 조사했더니, 건설 계속이 40.4%, 건설 중단이 40%로 초접전 양상으로 격차가 좁혀졌다. 19.5%는 의견을 유보했다. 일반 국민을 대표해 구성된 시민참여단이 이 같은 여론과 동떨어진 결론을 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시민참여단의 상당수는 '유보' 입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됐다. 공론화위는 일반 국민 2만6명이 참여한 1차 여론조사에서 ▲건설 중단 ▲건설 재개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잘 모르겠다 등 '유보' 입장이 포함된 네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고, 시민참여단은 찬성·반대·유보층의 비율에 따라 구성됐다. 이와 비슷하게 '유보'를 포함한 4개 선택지로 실시한 한겨레·한국리서치 여론조사(8월 11~12일·전국 성인 1000명)에서는 '건설을 계속해야 한다'는 응답이 28.8%,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는 응답이 20.9%로 조사됐고, '향후 공론화 과정을 지켜보면서 판단하겠다'는 답변이 43.2%로 가장 높았다.
공론화위는 오차 범위 내의 결과가 나올 경우에도 "가능한 한 정량·정성 분석을 통해 가부간 결론을 내겠다"는 입장이다. ▲1~4차 조사 결과 간 의견 분포 변화 ▲건설 중단 및 건설 재개 의견과 설문 문항과의 연관성 ▲오차 범위 내에서의 차이 등을 분석해 정책적 판단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권고안에 담기로 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초접전의 결과가 나올 경우 '유보' 결론을 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 공론화위 관계자는 "'공론'을 만들어 가는 게 공론조사의 목적인데, 초박빙으로 가면 '공론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게 결론이 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며 "4차 조사를 보고 판단해야겠지만 '유보 결론'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론조사 과정에서 시민참여단에 제공된 숙의(熟議) 자료가 너무 검증되지 않은 채 만들어졌다는 것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건설 재개 측 전문가들은 지난 10일 건설 중단 측 동영상 자료에 일부 '사실 왜곡'이 있다고 했다. 이에 건설 중단 측도 반대로 건설 재개 측 주장의 오류를 정리한 자료를 준비 중이다.
공론화위는 이런 상황을 사실상 보고만 있다. 공론화위 관계자는 "같은 사안을 두고 양측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이 많아 처음부터 팩트의 사실 여부는 검증하지 않기로 했다. 데이터의 출처만 확인하는 걸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공론화위가 최소한의 사실 검증도 없이 너무 무책임한 관리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