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주(州)가 조만간 분리·독립을 공식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카탈루냐에 있는 은행과 대기업들의 '엑소더스(대탈출)'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고 CNN 머니 등 외신들이 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3위 은행이자 카탈루냐에서 가장 큰 '카이사방크'는 이날 "카탈루냐 주도(州都) 바르셀로나에 있는 본사를 남서쪽으로 300㎞ 떨어진 발렌시아로 옮기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카이사방크는 "고객과 주주, 직원을 보호하는 것이 최고 우선순위"라고 했다. 스페인 5위 은행인 '방코 데 사바델'도 본사를 스페인 남동부 알리칸테로 이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천연가스 기업인 페노사와 바이오 기업인 이리전 제노믹스 등도 본사를 마드리드 등으로 옮길 것이라고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카탈루냐의 정치적 혼란이 기업들을 카탈루냐에서 몰아내고 있다"고 했다.

카탈루냐는 이르면 오는 10일 스페인에서 분리·독립을 공식 선언할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카를레스 푸이그데몬트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주(州)의회에 지난 1일 실시된 분리·독립 주민투표 결과를 설명한 뒤 주의회가 표결을 통해 분리·독립안을 가결하면 곧바로 독립을 선언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이날 "최종 개표 결과 분리·독립에 대한 찬성표가 90.18%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스페인 중앙정부는 카탈루냐의 독립 선언이 불법이자 무효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앙정부는 특히, 카탈루냐가 독립을 선언하면,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취소하고 이 지역에 대한 직접 통치 방침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라파엘 카탈라 스페인 법무장관은 "누군가 독립을 선언하면 그들에게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야 할 것"이라며 "우린 법의 모든 힘을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도 지난 3일 생방송 대국민 연설을 통해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법치와 민주주의를 벗어나 스페인의 단결과 국가 주권을 깨뜨리려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