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입구 지하철역을 지나갈 때 들리는 익숙한 안내 방송 음성을 놀랍도록 똑같이 재현해낸 영상이 한때 페이스북 상에서 큰 화제가 됐다. 패러디 영상 속의 주인공은 2014년 11월 SBS ‘스타킹’에 출연해 일명 ‘깝’ 고딩으로 얼굴을 알렸다. 현재 이 고등학생은 약 10만에 달하는 유튜브 채널, 50만에 달하는 페이스북 채널 구독자를 보유한 ‘느낌적인 느낌’을 운영하는 한 명의 전문 크리에이터가 됐다. 느낌적인 느낌 채널 운영자 백승헌(20ㆍ한국외대 중국언어문화학 1년)씨 초ㆍ중ㆍ고 동창 친구 주종범(20ㆍ군장대 방송뮤지컬연극과 1년)씨와 함께 그룹 레드벨벳의 ‘빨간 맛’, 가수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 등 인기 곡 패러디 영상을 제작해 구독자들에게 자신들만의 ‘느낌’을 전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영상의 인기, 화제성과 더불어 백승헌씨와 주종범씨의 인기도 함께 늘었다. 유명 연예인이 느낌적인 느낌 채널의 독자 대열에 합류하며 그들의 인기를 증명하기도 했다. 그룹 위키미키의 멤버 유정과 도연이 팬들과의 라이브 채팅 중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유튜브 채널로 느낌적인 느낌을 언급하며 열성 구독자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또한 최근에 이들은 영화 ‘남한산성’ VIP 시사회에까지 초대돼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화제의 주인공, 유튜브 채널 느낌적인 느낌의 주 운영자 백승헌, 보조 운영자 주종범씨를 만나 인터뷰를 나눠봤다. 이하는 이들과의 일문일답.


- '홍대 입구 따라 하기' 영상에서 네티즌들에게 각인되기 시작했다.
백승헌(백): "2014년 8월에 별생각 없이 장난스럽게 올렸었던 영상인데 한 유명 페이스북 페이지에 소개되며 좋아요 수가 급증했다. 인기를 얻겠다는 거창한 목적으로 올린 영상이 아니라 놀라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무슨 생각으로 찍었는지 모를 정도로 내 USB 저장소에는 이유 없이 찍은 영상들이 정말 많다. 무언가를 찍고 싶은 '욕구'가 넘치는 시기였다. '홍대입구 따라 하기' 영상도 그중 하나였다."

- 특히 '빨간 맛 따라 하기'는 귀에서 떠나지 않을 정도로 중독된다는 평이 대다수다.
백: "그런 반응을 볼 때 가장 즐겁다. 워낙 걸그룹 노래를 좋아한다. 좋아하다 보니 더 잘 따라 하게 된다. 타고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작은 부분을 캐치해서 따라 하는 걸 잘했다. 지금 대학에서 중국어 언어문화를 전공하고 있는데 언어를 구사하는 데에 있어 이런 능력이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노래를 따라 하는 것처럼 언어도 따라 하는 개념이다. "
"

- 걸그룹 ’위키미키’의 유정과 도연이 즐겨보는 유튜버로 언급했고, 최근에는 영화 ‘남한산성’ 시사회에도 초대됐다. 인기를 실감할 것 같다.

백: "지나가다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이 늘었다. 어색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구독자분들이 최근에는 장난스럽게 '(갑자기 인기가 늘어서) 멀어진 것 같다'고 말씀하시기도 한다. 그룹 레드벨벳의 '빨간 맛'을 따라 한 영상이 인기를 끈 것이 인기에 한몫 한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최초심을 추구하는 채널이다. 늘 초심을 지키려 노력한다. (웃음)"
주종범(주): "인기만큼 영상을 보는 구독자분들도 늘어나서 최근에는 서로 '말을 조심하자'는 대화를 많이 한다. 라이브도 자주 진행하고, 영상 자체가 까부는 모습이 많이 담기기 때문에 그럴수록 우리가 선을 정해놓고 그것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근래 가장 조심하는 부분이다."

- 철저한 기획보단 즉흥적인 '느낌'으로 영상을 찍는 것 같다.
백: "그게 우리의 특징이다. 인스타그램 라이브 등으로 실시간으로 영상 스트리밍 방송을 자주 한다. 그렇게 구독자분들과 소통을 하면 영상에 대한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다. '빨간 맛 따라 하기' 영상도 구독자분이 "혀 닦을 때 구역질 나는 소리를 접목시켜보면 어떻겠냐"라는 실시간 댓글을 남겨주신 걸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소통'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콘셉트라면 콘셉트다."

- 크리에이터로서 가장 기뻤을 때는 언제였나.

백: "(내가 누군가에게) 웃음을 줄 때 가장 행복하다. 내 영상을 보는 그 순간만큼은 복잡한 문제들을 잊을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일전에 "느낌적인 느낌 영상 보다가 너무 웃겨서 문에 발등을 찧었는데 아픈 줄도 몰랐다"라는 한 구독자의 댓글을 보고 엄청난 희열을 느꼈다. 아픔도 잊을 정도의 즐거움을 줬다니. 영상 크리에이터로서 그만한 보람이 어딨겠나."
주: "내 꿈을 이뤘을 때 가장 기뻤다. 승헌이와 '재수 열차' 영상을 찍으면서 공개적으로 연극 영화과에 진학하겠다는 목표를 드러냈었다. 연극 영화과 진학을 준비하면서 약해지는 순간마다 구독자와의 약속을 상기했다. 응원도 큰 힘이 됐다. 결국 연극 영화과 진학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 채널명 '느낌적인 느낌'은 무슨 뜻인가.
"원래 채널명은 '승헌이와 애숙희들'이었다. 2014년 4월에 처음 페이지를 개설했는데, 당시는 그냥 제목 그대로 나를 중심으로 친구들과 까불고 노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 올리는 용도였다. 영상을 하나둘 올리면서 채널명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교생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이내용을 이런 느낌적인 느낌으로 이해해봐"라고 하시는 말씀을 듣고 '아 이거다' 하고 영감을 얻었다. 레드벨벳 노래 '루키'에도 우리 채널 이름이 사용됐는데 우리가 그 영향에 있어 작은 기여 정도는 하지 않았나 싶다. (웃음). 순간적으로 작명한 것에 가깝다."

- 많은 영상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영상은.
백: "재수를 결정하면서 찍었던 '승헌쓰의 재. 수. 열. 차' 영상 (수능 이후 재수를 결정하며 놀이동산에 놀러 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다. 사실 재수를 하는 게 심각한 상황일 수 있는데 그걸 굳이 심각한 모습으로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실제로 이 영상을 보고 새로운 도전을 앞둔 많은 고등학생, 중학생들이 희망을 얻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이 영상에 이어 재수 시절 나의 성적 변화 추이를 담은 '모의고사 성적 공개 영상', 수능 공부 팁을 담은 '6월 모의고사 후 동기부여, 수능 성적 공개' 영상도 제작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내 영상이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던 영상이기에 애착이 크다."
주: 직접 홈쇼핑 콘셉트를 따라하는 '혼돈의 홈쇼핑'이라는 영상을 찍었는데, 승헌이 없이 혼자서 찍어 올렸던 영상이라 공개 전에 걱정이 많았었다. 하지만 예상외로 구독자들의 반응이 좋아서 놀랐었다. 혼자서도 영상을 만들고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던 영상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 주체할 수 없는 '끼'가 엿보인다. 방송 진출 생각은 없나.
백: "과거 스타킹에 나갔을 때도 방송에 진출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나간 게 아니다. 방송사 측에서 학교 교무실로 연락을 했고, 내 끼를 눈여겨보신 담임선생님께서 방송 출연을 강력히 권하셔서 나가게 됐다. 그렇게 방송 출연을 해본 결과 나와는 맞지 않다는 판단이 들었다. 아무래도 방송에는 '연출'이라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자유로운 모습과 즉흥적인 느낌을 추구하는 나와는 방향이 다르다고 느꼈다."
주: 꿈이 '배우'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훗날에는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비추는 감초 배우가 되고 싶다. 예전엔 채널을 통해 보이는 약간은 가볍고, 까부는 모습이 너무 굳어지지는 않을까 걱정한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채널에서 비치는 모습도, 배우를 준비하는 나의 모습도 다 내 모습이라는 것을 받아들인 상태다. 언제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 걸그룹 댄스를 따라 하는 끼 넘치는 모습으로 악플에 시달리기도 했다.
백: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채널에는 우리 영상을 보기 위해 구독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라 악플이 많지 않은데, 페이스북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노출이 많이 되는 공간이다 보니 서슴없이 악플을 다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예전엔 신경이 좀 쓰였지만 지금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악플러에게 일침을 날리는 영상도 찍었다. 아직도 나에게 악플을 남기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해당 영상을 참고하길 바란다."
주: "나는 신경을 안 쓰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신경이 쓰이더라. 한번은 부모님을 욕하는 '패드립'('패륜적 드립'의 준말로 부모를 욕하는 댓글을 뜻함)까지 언급하는 댓글을 보고 너무 화가 나 엄마를 해당 댓글에 '태그'하며 보란 듯이 대응한 적이 있다. 찔렸는지 스스로 댓글을 삭제하더라. 익명의 공간이라고 너무 함부로 댓글을 남기는 모습은 참 안타깝다."

- 함께 채널을 운영하며 갈등을 빚었던 적은 없나.
백: "(서로 간의) 충돌이 거의 없는 편이다. 아무래도 초등학교 때부터 너무 친한 친구여서 눈빛만 봐도 서로 기분이 상했는지를 안다. 의견이 부딪힐 것 같으면 한 쪽이 눈치를 채고 차분하게 대하는 편이다."
주: "갈등이랄 것이 없는 게 보통 승헌이가 채널을 운영하고 주로 영상을 올리기 때문에 채널 운영에 갈등은 없다. 오히려 이런 부분에서 승헌이에게 고맙다. 사실 나는 학교생활이 바빠 채널에 참여를 많이 못한다. 열심히 하는 승헌이의 인기에 더불어 나도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지인들은 '솔직히 승헌이 인기에 질투가 나지 않냐'는 구독자들의 질문을 하기도 하는데, 이 자리를 빌려 꼭 밝혀두고 싶다. 내가 이상한가 싶을 정도로 질투라는 감정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늘 속 깊게 챙겨주고 이끌어주는 승헌이에게 진심으로 고마울 뿐이다."

- 앞으로는 어떤 영상을 만들 계획인가.
백: "지금은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팬들과 주로 소통하고, 그 영상을 편집해 올리는 식으로 영상을 운영하고 있다. 인기곡을 패러디하는 것은 꾸준히 할 생각이다. 요즘 맨스 뷰티도 떠오르는데, 내가 초보로서 화장법을 배워가는 과정을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
주: "서로 화장을 해주는 모습을 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우리 둘의 일상 모습을 담은 브이로그 영상도 꾸준히 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