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 지방선거를 여덟 달 앞두고 차기 대선 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는 도지사 3선(選) 도전보다 내년 지방선거와 같이 열리는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여의도로 입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안 지사가 9월 27일 서울 노원구청에서 '지방분권'을 주제로 특강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국회의원직 사퇴로 공석이 된 서울 노원병 출마를 위한 사전 포석(布石)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안 지사는 특강 후 기자들과 만나 "오랜 동지 관계인 김성환 노원구청장과의 인연으로 특강을 하게 된 것뿐"이라며 "일상적인 강연이었다"고 말했다. 안 지사 측은 1일 본지 통화에서 "연말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거취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도 지방선거를 여덟 달 앞두고 차기 대선 주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여권의 또 다른 차기 주자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3선 도전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최근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작성한 '박원순 제압 문건'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소했다. 정부·여당의 '적폐 청산 드라이브'에 함께하면서 '민주당 서울시장론'을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3선 서울시장 위치에서 대선의 기회를 보겠다는 생각이지만, 여권에서는 박 시장에게 서울 강남지역 재·보궐선거 등 다른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도 역시 시장 연임 대신 경기지사 도전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당 혁신위원회 격인 정치발전위원회(정발위)에 참여하며 TV 예능에도 나오는 등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 시장은 최근 남경필 경기지사와 청년복지정책을 두고 공개적으로 논쟁을 벌였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남 지사와 각을 세움으로써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자리를 선점하려는 행보"라고 했다.

여권의 차기 주자들과 대조적으로 야권의 차기 주자들은 당 재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 대선에 도전했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대선 직후 치러진 각 당 전당대회에서 나란히 당선되며 조기 등판했다.

홍준표 대표는 최근 여야 대표 청와대 영수회담에 불참하는 등 여당과 각을 세우며 보수층 결집에 집중하고 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등 '보수 통합' 문제 등에 집중하고 있다. 홍 대표의 이 같은 움직임은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홍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세를 회복한 뒤 이를 기반으로 대선 도전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당 관계자는 "한국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가 홍 대표 대선 도전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홍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 소속 단체장이 있는 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당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안 대표는 당선 직후부터 전국의 유권자들을 만나며 내년 지방선거 준비에 들어갔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당이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가 국민의당은 물론 안 대표의 정치적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서울 노원 지역을 방문했다. 내년 보궐선거가 열리는 지역이고, 최근 안희정 지사가 이곳을 방문한 것 때문에 안 대표의 옛 지역구 방문은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안 대표는 "내년 보궐 선거에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하실 분을 열심히 찾고 있다"며 자신의 재출마와는 거리를 뒀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도 9월 29일 다가오는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유 의원까지 당대표로 선출되면 심상정 정의당 의원을 제외하고는 지난 대선 때 주요 주자들이 모두 당대표로 전면에 나서게 된다. 심상정 의원은 당분간 선거제도 개혁 등 '강연 정치'에 주력할 계획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