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는 남편, 요리는 아내’로 가사(家事)를 분담하기로 했지만, 남편은 사실 채소의 ‘ㅊ’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장 보러 가서는 엉뚱한 걸 사오기 일쑤. 그래서 인도의 한 여성이 남편을 위해 친절하게 써놓은 ‘‘장바구니 가이드’ 메모가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9세 아내인 에라 골왈카는 남편 가우라브가 매번 엉뚱한 채소를 사오는 바람에 골머리를 앓다가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아예 일일이 채소의 이름과 그림, 사야 할 모양을 자세히 그린 메모를 작성했다. 에라는 이 ‘장바구니 메모’를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에라는 채소를 잘 고르지 못하는 남편을 위해 그림과 함께 '장바구니 가이드'를 만들어주었다.

그림을 보면, 에라는 토마토를 살 때는 노란 것과 빨간 것을 둘 다 고르되, 껍질에 구멍이나 터진 곳이 없는 것을 고르라고 썼다. 또 감자는 중간 크기에 싹이 나지 않고, 초록빛을 띠지 않는 것을 고르라고 주문했다. 에라는 BBC에 “노란 토마토는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남편에게 구입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에라는 아예 그림도 그렸다. 인도에서 향신료 재료로 많이 쓰는 메티(Methi)의 경우에는, 초록 빛 잎사귀에 길이가 짧은 것이 유기농이니 짧은 메티를 고르라며 그림까지 그렸다. 시금치는 잎이 좋고 구멍이 없는 것을, 고추는 짙은 녹색에 길쭉한 것을 사라며 그림을 함께 그렸다.

고추와 양파
결혼 3년차인 이 부부는 아내 에라가 남편을 위해 만든 '채소 장보기 메모' 덕분에 금슬이 좋아졌다고 한다.

에라는 BBC에 “3년 전 결혼하면서 장보기를 맡은 남편은 매번 시장에서 채팅 앱 ‘왓츠앱(Whatsapp)’으로 채소 사진을 찍어 확인을 요청하는가 하면, 아예 엉뚱한 채소를 사왔다”고 말했다. 이런 일이 잦다 보니, 둘 간에 다툼도 많아졌다고.

그래서 에라가 찾은 묘책이 아예 사야 할 채소의 특징과 그림까지 그린 곁들인 ‘장바구니 메모’를 작성해 주는 것이었다. 이 메모를 들고 나간 뒤로는 남편은 성공적으로 장을 봤고 부부는 더 이상 ‘엉뚱한 채소’를 놓고 다투지 않는다고.

에라가 트위터에 공유한 이 ‘장바구니 메모’는 수많은 사람이 공유(retweet)했다. 한 네티즌은 “귀여운 생각이다. 내 남편도 항상 장을 보러 가면 ,부탁하지도 않은 엉뚱한 걸 사 온다”고 썼고, 어떤 이는 “부부 싸움 30%는 ‘물품 구입 실수’에서 비롯되는데, 에라는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고 칭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