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을 앞둔 여객기 안에는 개 두 마리와, 개에 대한 심한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승객이 함께 타고 있었다. 승객이 불평을 하자, 항공사 측은 개 두 마리를 남기고 공항 경찰관 두 명을 동원해 민원을 제기한 승객을 강제로 끌어냈다. 26일 저녁, 미국 동부의 볼티모어에서 서부 로스엔젤레스로 향하는 저가항공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안에서 일어난 일이다.

여자 승객이 강제로 끌려나가면서 경찰관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이 광경은 마침 기내에 있던 영상제작자가 찍어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7일 보도했다.

지난 26일 사우스웨스트항공기 안에서 탑승한 반려동물에 대한 알레르기를 이유로 항의하던 여성이 강제로 끌려나갔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여성은 기내에 강아지 두 마리가 타는 것을 보고, 승무원에게 "심각한 동물 알레르기가 있다"고 승무원에게 항의했다.
그러자 승무원은 이 여성에게 "다음 항공편으로 옮겨주겠다"며, 기내에서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 비행기는 이날 사우스웨스트가 로스엔젤레스로 운항하는 마지막 항공편이었고, 여성은 "다음날 아버지의 수술이 로스엔젤레스에서 수술을 받아서 이 비행기를 꼭 타야 한다"며 거절했다. 그러자 이 항공사 승무원은 공항 경찰에 신고해 이 여성을 강제로 끌어내도록 요청했다.

휴대폰에 찍힌 3분 남짓한 이 동영상을 보면, 한 경찰관이 뒤에서 여성을 안아 제압한다. 여성은 “난 교수다. 뭐 하는 것이냐”며 항의한다. 여성은 “내가 걸어서 나가겠다. 날 만지지 마라”고 하지만 경찰관은 “그럼 걸어요”면서도 계속 이 여성을 강하게 밀고 뒤에서 안아 끌어낸다. 여자는 “당신 때문에 내 바지가 거의 찢어졌다. 걸으려고 해도, 당신이 내 발을 붙잡고 있지 않느냐”고 소리를 지른다. 승객들은 여성에게 “걸어서 나가고, 항공사에 항의하세요” “여자가 걷고 있잖아요”라며 거들기도 했다.

이 영상은 지난 4월 탑승객이 정원 초과되자, 자사 직원을 태우기 위해 동양인 탑승객을 폭력적으로 끌어냈던 유나이티드 항공사 기내 사건 영상과 비슷하다.

하지만, 많은 네티즌은 “직업이 교수인 것이 이 상황에서 무슨 상관이 있느냐” “그렇게 심각한 동물 알레르기가 있으면 탑승 전에 항공사에 알렸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이 영상이 공개되자 곧바로 사과했다. 27일 이 항공사 대변인은 “경찰을 동원해 승객을 끌어낸 것과 이러한 상황 대처 방식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여성이 자신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동물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은 밝혔지만, 왜 항공사 지시대로 다음 비행 편을 이용할 수 없는지는 ‘증명’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기내에 동물이 탑승할 경우 승객들에게 이를 미리 알리지 않는다고 한다. 항공사 측은 또 “동물 알레르기가 있는 승객과 동물은 항공편을 달리하도록 조처를 취하지만, 이런 심각한 알레르기가 있는 승객은 미리 항공사에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