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지난 25일 양대 지침(저성과자 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을 폐기하면서 사회적 대화(노사정위) 복원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한국노총의 첫 반응은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하는 '노사정 8자(양대 노총과 대한상의·경총, 고용부·기재부·노사정위 등) 회의체'를 갖자는 것이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27일 본지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사회적 대화를 위한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산업노조연맹 위원장 출신인 김 위원장은 올 초 임기 3년의 한국노총 위원장에 당선됐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1만원,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계에서 중요시했던 과제들에 대해 정부가 큰 줄기는 잘 잡고 간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노총 "文대통령 참여하는 '노사정8자' 갖자"]

[한국노총 위원장, 김주영은 어떤 인물?]

[김주영 "노사정위, 사회적 대화기구로 재편 이뤄져야"]

―왜 대통령이 참여해야 하나.

"그동안 정부가 노사정위 합의 내용을 번번이 왜곡해 신뢰가 깨졌다. 현재 불신받고 있는 노사정위에 그대로 복귀하는 것은 어렵다. 이행 담보를 위해 대통령이 참여하는 노사정 8자 회의를 제안한 것이다. 대통령이 사회적 대화의 문을 열면 단절된 노사정 협의도 복구될 것이다. 골든타임이 지나기 전에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정부는 우선 노사정위에 들어와 대화하자는 입장인데.

"지금 상태로 노사정위에 복귀할 생각은 없다. 노사정위에서 진정성을 갖고 풀어보려 했지만 이용만 당했다. 모든 상처는 한국노총이 받았다. 노사정위는 8자 회의체의 큰 틀에서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로 재편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의 친(親)노동정책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많은데.

"지난 정부에서 사측을 과보호하고 노동계 희생만 강요해 '기울어진 운동장'은 여전하다. 이로 인해 불평등과 사회적 격차가 너무 커졌다. 노동계 출신 고용부장관과 노사정위원장이 취임했지만 오히려 노동계 편을 들기 더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1만원,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계에서 중요시했던 과제들에 대해 큰 줄기는 잘 잡고 간다고 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통상임금 소송 등 사용자 부담이 너무 가파르다는 지적이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너무 착취하는 구조를 바꿔 노동자 소득을 높여주자는 취지다. 통상임금 소송은 그동안 사용자 측에서 정당한 보상을 회피한 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을(乙)의 역습'인 셈이다."

―호봉제에 대한 비판이 많다.

"호봉제는 노동자가 젊을 때 열심히 일한 대가를 사내에 유보했다가 나이 들면서 '라이프 사이클' 맞춰서 받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 무조건 잘못됐다고 보면 안 된다. 임금 체계가 누더기다. 임금 체계를 단순화하고 기본급 비중을 높이는 과정을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한다."

―거대 노조 때문에 한국은 해고와 고용이 지나치게 경직된 노동시장으로 꼽힌다.

"사회 안전망이 허술한데 해고까지 쉽게 하면 어떻게 하나.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상대적으로 해고가 자유로운 나라 쪽으로 분류된다."

―최저임금 인상, 통상임금 소송 등 기업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그동안 사용자들은 사내 유보금을 많이 쌓아뒀다. 그러므로 대승적으로 보고 정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 돈이 결국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주는 게 아니라 그 회사를 위해 일해온 노동자들에게 그동안 주지 못했던 것을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조 조직률이 떨어지는 것은 노총이 잘못한 결과 아닌가.

"10%에 불과한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이 높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노조에 가입되지 않은 노동자도 동일 업종에 종사한다면 단협 효력을 적용받는 제도를 확장해야 한다."